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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ㆍ4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공식 유세행사인 후보자 전국 순회 비전발표회가 24일 대구 북구 고성동 대구시민체육관에서 처음 열렸다. 이날 후보들은 대부분 박심(朴心)에 기대거나 친이(親李)계를 비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이곳에 선 후보 7명 가운데 원희룡 의원을 제외한 5명은 경쟁자인 유승민 의원과 함께 하겠다며 친박계 표심에 호소했다. 반면 4ㆍ27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다시 도전하는 범친이계 후보들에 대해서는 "오만과 독선(권영세 의원)"이라는 비방까지 나왔다. ◇너도 나도 '유승민과 함께'=전국의 여섯 권역을 돌며 치르는 비전발표회의 첫 지역인 대구경북은 대구 동구 출신인 유승민 의원의 지지세가 높았다. 그 스스로도 이날 7명의 후보 가운데 유일한 지방 출신이자 박 전 대표의 측근 인사라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1인2표제의 나머지 한 표를 겨냥한 다른 경쟁자들의 노골적인 러브콜도 이어졌다. 홍준표 의원은 "당 대표는 아무래도 홍준표가 하는 게 나을 거다. 그리고 우리 유 후보는 최고위원으로 뽑아주시면 두 사람이 손잡고 고향의 성장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했으며 경기 수원 출신인 남경필 의원은 "유 후보가 돼야 박 전 대표가 대통령 되는 데 유리하니까 뽑아주는 거 아니냐. 저는 경기도의 젊은 표를 (박 전 대표에게) 몰아주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도 "'선거의 여왕 2'라는 애칭을 가진 나경원이 당 대표로 대구경북의 현안을 유 의원과 똑같은 마음으로 붙잡겠다"고 했고 박진 의원은 "대구의 아들 유 의원과 대구경북 경제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일부 친이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원희룡 후보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말한 화합정신을 살리겠다며 표심을 건드렸다. 또한 후보자 대부분은 대구경북의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 재추진을 약속해 차기 당 지도부와 청와대ㆍ정부 간 선심성 정책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경쟁자 마주본 채 '비방'=전 지도부의 최고위원이었던 홍준표ㆍ나경원 의원, 사무총장이었던 원희룡 의원을 향한 다른 후보들의 정면비판도 거셌다. 맞은편에 앉은 이들을 향해 권영세 의원이 "재보선에 책임이 있는 전임 지도부 가운데 세 분이 또 하겠다고 나섰다. 이게 최선이냐. 한나라당의 위기는 역대 당 지도부의 오만과 독선에서 시작됐다"고 외치자 친박계가 대부분인 당원들은 환호했고 몇몇은 피식 웃기도 했다. 홍 의원은 "당 대표가 모양만 내고 스타일리스트로 있으면 누가 싸우냐"며 에둘러 나 의원을 공격했다. 이날 참석한 약 2,500여명(주최 측 추산)의 당원들은 유승민ㆍ홍준표ㆍ권영세 의원에게 환호했고 일부 후보가 발표할 때는 자리를 뜨기도 했다. 후보 간 홍보전도 치열해 유 의원은 광개토대왕 사진에 얼굴을 합성했고 홍 의원의 선거운동원은 빨간 티셔츠와 빨간 선글라스를 쓰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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