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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퇴임하는 신 영 무 변협 회장, '국제중재센터' 설치에 큰 보람느꼈죠

청년 변호사 일자리 크게 못늘려 아쉽지만<br>준법지원인·사법보좌관 진출 길 열어 다행<br>새 검찰총장은 외압에 맞설 강단 있어야


"서울에 국제중재센터를 설치할 수 있게 된 점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나 청년 변호사들의 일자리를 크게 늘려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오는 24일을 끝으로 2년간의 대한변호사협회장에서 물러나는 신영무(68ㆍ사시 9회) 회장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후배 변호사들의 복지를 챙겨주는 자리에 있다 보니 보람 있는 일도 많았지만 아쉬운 대목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국내에서 법무법인(로펌)을 만들어 법조인들의 나침반 역할을 해 온 신 회장은 2년 전 주변인사들로부터 느닷없이"변협회장 선거에 나가보라"는 권유를 받고 많은 고민을 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신 회장은 이제는 사회를 위해서 무언가 봉사를 해야 할 때라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

투표 결과 비교적 여유 있게 협회장으로 당선은 됐지만 신 회장 앞에는 산적한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밖으로는 법률시장 개방이 당장 시급한 현안이었고 안으로는 청년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교육, 법률시장의 공급과잉 등 해결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는 일단 법률시장 개방과 세계화에 발맞춰 우리 법조인들이'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 상황에서 신 회장이 돌파구로 내세운 것이 국제중재센터 개소였다. 신 회장은"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예방적 법률과 분쟁 조정 능력을 갖춘 변호사를 필요로 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싱가포르와 홍콩 같은 국제중재센터를 우리 한국에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고 2년간 노력한 끝에 서울시의 협조를 얻어 서울에 '아시아 국제 중재센터'를 열 수 있었다.

신 회장은 "중재센터의 개관으로 우리나라가 새로운 분쟁 조정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며"이 센터가 활성화되면 우리 변호사들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활동 중 신 회장이 아쉬워하는 대목도 있다. 청년변호사 문제를 해결하고 고용변호사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청년변호사들을 위한 변호사 멘토 제도를 활성화시키고 공동사무소를 개설해 연수원 수료 후 개업에 어려움을 겪는 변호사들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막상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 보니 생각보다 복잡했다.



신 회장은"공동사무소를 개설하려고 보니 여러 가지로 고려해야 할 문제점이 도출됐고, 특히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제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과 유사한 공동사무소 제도인 '다사랑'센터 운영을 시도했다가 잘 되지 않는 것을 보고 청년 변호사 문제는 단지 사무소 개설을 도와준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방향을 바꿔 근본적으로 청년 변호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청이나 경찰서 등 일선 행정기관의 협조를 얻어 자치 단체별로 1명 이상의 변호사를 고용하도록 노력했고 준법지원인과 국회 입법 보좌관, 사법 보좌관 제도 등을 활성화시키는데 집중했다.

그는"다행스럽게 얼마 전 경찰청장이 각 일선 경찰서마다 변호사들을 고용하겠다고 밝혔고 시행 초기라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준법지원인 제도와 사법보좌관 제도도 시행되고 있다"며"앞으로도 청년 변호사들과 관련된 문제는 이와 같은 측면에서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협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의 강제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는 대한민국 유일의 변호사 기구"라며"변호사들이 변호사라는 자격을 생계수단으로만 여기지 말고 공익의 대변자로서 인권의 최후 보루로서 막중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앞으로도 변협이 공익의 대변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검찰총장 추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차기 검찰총장 인사에 대해서도 고언(苦言)을 잊지 않았다. 신 회장은"외부의 압력을 과감히 막아내고 국가기관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결단을 할 수 있는 사람, 그간의 검찰사태로 흐트러진 검찰조직을 추슬러 내부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사람, 오만한 검찰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사람이 검찰총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협회장 임기가 끝나고 난 후에는 환태평양변호사협회장(IPBA)으로 취임해 제 2의 인생을 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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