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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가 개최된 골프코스의 파3홀은 모두 206개. 그중 난이도 랭킹 1ㆍ2위는 오는 3월2일(이하 한국시간)부터 혼다 클래식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장 챔피언스 코스(파70ㆍ7,158야드)에 있다. 17번(190야드)과 15번(179야드)홀이다.
이 골프장 15~17번홀은 '베어 트랩(Bear Trap)'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 코스 디자이너 톰 파지오가 지난 1981년에 설계한 코스를 20년 후인 2001년 재설계를 맡은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가 15번부터 17번홀의 난이도를 대폭 높이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2011년 대회 때 평균타수는 17번홀이 3.526타로 가장 높았고 15번홀은 3.384타, 16번홀(파4)은 4.268타를 기록했다. 이들 3개 홀 평균타수 합계가 +1.178이므로 출전 선수 전원이 험난한 베어 트랩에서 매일 1타 넘게 까먹었다는 말이 된다. 최대 승부처다.
15번홀은 티샷을 물을 가로질러 날려야 하는데 그린은 가로로 길쭉한 형태라 볼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짧으면 물에 빠지고 볼을 세우지 못하면 그린 뒤편 벙커로 굴러 떨어진다. 오른쪽이 온통 워터해저드인 16번홀(434야드)을 마치고 나면 역시 물을 넘겨 쳐야 하는 17번홀을 만나게 된다.
코스에서 주인공인 홀이 베어 트랩이라면 선수 중에는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가 단연 눈길을 끈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평점 8.60)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월드 넘버원'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5월부터 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 27일 끝난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헌터 메이헌(미국)에게 패해 1위 등극을 미룬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를 '골프황제' 즉위식장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우승에 목마른 타이거 우즈(미국)와 세계랭킹 3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등을 넘어야 한다.
한국의 양용은(40ㆍKB금융그룹)도 당당한 우승후보다. 2009년 PGA 투어 생애 첫 승을 거뒀고 지난해에는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에 단 1타 차 준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이 대회와 인연이 각별하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8강까지 올랐던 배상문(26ㆍ캘러웨이)과 27일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미국 무대 데뷔 5번째 출전 만에 우승을 차지한 재미교포 존 허(22)도 상승세를 앞세워 상위 입상에 도전한다. 김경태와 노승열도 출전하며 최경주는 나오지 않는다. 총상금은 570만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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