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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시간표 제시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동요하자 유럽 중앙은행 총재들이 양적완화 유지를 다시 한번 공언하며 시장 달래기에 가세했다.
25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사진 왼쪽)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상황에서 (유로 지역의) 전반적인 경제전망이 (어두워) 여전히 완화기조가 있어야 한다"며 "ECB의 출구전략 실행은 멀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이 유로 위기 진정에 이바지했으며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해 OMT를 재가동했으나 정작 채권을 사들이지 않는 '구두개입' 효과만 내왔다.
베누아 쾨레 ECB 집행이사도 "ECB가 필요한 만큼 역내성장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가용할 다른 여러 수단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퇴임하는 머빈 킹(오른쪽) 영국은행(BOE) 총재도 시장이 과잉 반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BOE 총재 자격으로는 마지막으로 참석한 의회 회동에서 "연준 발표에 시장이 놀라 부정 출발했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이 '경기가 나아지면 돈을 거둬들일 것'이라는 원칙론을 밝힌 것일 뿐 연준도 여전히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킹 총재의 뒤를 이어 BOE 총재에 취임하는 마크 카니 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도 "중앙은행이 어느 시점이 되면 정상적인 통화기조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모리츠 크래머 수석 애널리스트는 "연준 때문에 시장이 흔들리기는 했으나 아직 추이가 심각하게 바뀌는 국면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앙은행 간의 소통을 주문하는 주장도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출구전략은 근본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면서 "소통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시장이 동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샤피로소버린스트래티지의 니컬러스 샤피로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연준이 게임체인징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린 것"이라며 "ECB보다는 연준이 잠 못 이루는 밤"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11개국만 먼저 내년 1월부터 실행하기로 했던 금융거래세(일명 토빈세) 도입이 최소한 6개월 지연될 것으로 관측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웹사이트를 통해 "주식에 대한 금융거래세가 내년 중반에나 실행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나마도 실행을 위한 실무협상이 연내 완료되고 참여국의 관련입법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라고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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