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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국방비의 경제학


승리의 제1요건은 무엇일까. 무기 아니면 정신력? 인간은 싸움꾼으로 타고났는지 오래전부터 이를 고민한 모양이다. 그리스의 역사·철학자 투키디데스는 8권으로 구성된 2,400여년 전의 저술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1권에 이런 말을 남겼다. '전쟁터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은 축적된 자본의 힘이다.' 경제력이 있어야 전쟁이 가능하다는 얘기인데 동북아의 골칫거리인 북한은 돈이 많아 미사일을 그토록 쏘아댈까.

△돈은 평화를 보장하는 동시에 전쟁을 지배한다. '2차 대전의 경제학'을 지은 마크 해리슨 영국 워릭대 교수에 따르면 연합국과 주축 간 승패는 애초부터 결정된 것이었다. 개전 직전인 1938년 연합국의 추정 국내총생산(GDP)은 주축국의 2.4배에 이르렀다. 종전을 맞은 1945년에는 격차가 5배로 벌어졌다. 해리슨은 스페인의 미합류를 독일의 패인으로 지목한다. 프랑스를 점령해 격차를 1.58배로 줄인 1940년 스페인까지 끌어당겼다면 혹시 몰랐다는 추론이다.

△무한정 투입되는 자본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는 명저 '강대국의 흥망'을 통해 로마부터 독일·영국까지 한 시대를 주름잡던 강대국들은 과도한 군사비 지출로 경제가 파탄 나 패망 또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고 강조한다. 2차 대전 후 독일·일본 회생의 배경에도 군사 부문보다 경제 성장에 집중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케네디는 가장 위험한 국가로 군비를 과다 지출하는 미국을 꼽는다.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3%. 반면 세계 국방비 지출의 39.0%를 쓰니 경제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군사비를 많이 쓴다는 미국의 GDP에 대한 비중이 4.4%인데 북한은 17~23%에 달한다는 점이다. 경제가 펴질 리 없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하루가 멀다고 쏘아대는 로켓이 다 돈이다. 발사한 로켓의 재고를 채우는 데도 돈이 필요하다. 걱정이다. 거덜 난 북한 경제를 떠안는 통일로 대박이 가능할지. /권홍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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