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에 따르면 유씨와 장남 대균(44)씨에 대한 현상금을 걸고 전국에 A급 지명수배를 내리면서 유씨 소재에 대한 제보가 수백건씩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유력한 제보를 바탕으로 유 전 회장의 소재지를 압축해 나가고 있다.
검찰은 서울에 있는 구원파 신도의 집이나 제보가 집중된 것으로 전해진 전남 일대 등을 유력한 소재 후보지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이 다시 금수원 내부나 주변으로 돌아왔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금수원 별장지기 이모씨를 안성에 있는 자택에서 체포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경위와 방법을 추궁하는 한편 유 전 회장의 현재 소재지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유씨 도피 협력자로서는 첫 체포다. 검찰은 이씨의 협조 유무에 따라 유씨 소재지 파악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이자 지난 19일 인천지검서 유 전 회장이 숨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급습했던 금수원 내부 별장의 관리자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이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데려가 조사하려고 했으나 금수원 측의 항의를 받고 풀어줬다. 검찰은 지난 21일 구원파 총본산인 경기 안성 소재 금수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A씨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에게는 범인도피죄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구원파 신도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도피에 협력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예외 없이 조사해 유 전 회장의 행방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수원 별장지기 이씨가 금수원 내부 사정만 밝은 데다, 유씨가 숨을 소재지 등을 제공할 만한 능력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검찰은 다시 한번 제보에만 의존해 유씨 소재지를 찾아내는 방법 밖에 없다. 이 경우 핵심제보를 가려내기 위해 시간이 훨씬 더 걸릴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검찰이 수사 초기 단계에서 유씨 신병을 놓친 데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사법부를 조롱하는 유씨의 오만한 행태에 여론의 공분이 커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유씨 검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편 구원파 신도 600여명(경찰추산)은 이날 오후 3시에 인천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신도 이씨의 체포를 규탄하는 등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태종 구원파 임시대변인은 "검찰이 유 전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무리하게 신도를 체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금수원 농성을 풀며 검찰 수사에 협력했던 구원파가 다시금 집단행동을 보임에 따라 유 전 회장 검거과정에서도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