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흥행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부담은 전혀 없어요." 배우 김윤석이 신작 '거북이 달린다'(감독 이연우, 제작 씨네2000)의 흥행에 대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윤석은 1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거북이 달린다'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주위에서 이번 작품의 흥행에 대한 기대가 '추격자' 보다 더 크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부담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흥행작을 한 번 했기에 더욱 흥행시켜야 되겠다는 마음은 없다. '추격자' 때도 관객이 200만 넘으면 된다고 봤다. 워낙 감독 색이 뚜렷한 영화고 스릴러 장르가 그렇게 관객이 많이 드는 장르가 아니지 않나. 감독의 생각이 100% 담기기만 하면 좋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작품도 감독이 시나리오에 담은 정서와 페이소스적인 웃음, 약간 모자란 것 같은 긴장감만 100% 담겼다면 만족한다"고 밝혔다. 영화 '거북이 달린다'는 충남 예산의 평범한 형사 조필성(김윤석)이 아내의 쌈짓돈으로 소싸움 대회에서 큰 돈을 따지만 그 돈을 희대의 탈주범 송기태(정경호)에게 빼앗기면서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뤘다. 처음에는 송기태에게 빼앗긴 돈 1,800만원 때문에 은신처를 덮치지만 조필성이 송기태를 쫓으면 쫓을수록 자신만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만다. 송기태 때문에 새끼손가락을 잘리고 형사에서 물러나게 된 조필성은 절친한 친구인 용배(신정근) 일파와 함께 한 판 복수극을 준비한다. 김윤석이 맡은 조필성 역은 큰 사건 없는 조용한 시골 예산의 형사이자 5살 연상 아내로부터 매일 돈 때문에 구박받는 인물. 소싸움에서 뺏긴 돈을 찾기 위해 서울의 유능한 형사들도 몇년째 놓친 송기태를 잡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캐릭터다. 김윤석은 '추격자'의 큰 성공 때문에 차기작이 자꾸 비교되는 것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으며 '추격자'는 0.1%도 생각나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택한 이유는 극 중 인물이 희화화되며 웃기는 코미디가 아니라 시골의 순박한 사람들이 매우 위험한 사건에 처했을 때 상황 판단을 해가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웃음들 때문이다"라며 "드라마와 캐릭터가 부서지지 않는 인간 냄새 나는 코미디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밝혔다. 부산을 대표하는 배우인데 충청도 사투리 연기가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부산을 대표한다는 말은 너무 쑥스럽다. 사실은 고향이 충북 단양이다. 부산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 이미지가 생겼나보다. 사실 말씨를 바꾸는 것은 어렵다. 그 말을 배운다고 배워지는 게 아니라 그들 정서를 배워야만 육화 되어 나온다"라며 "4~5개월 동안 촬영지인 예산 옆의 덕산에서 살았다. 반바지에 슬리퍼 신고 동네도 걸어 다니고 이 식당, 저 식당 다녔다. 당구도 치고 시골 다방 아가씨와 농담 따먹기도 하면서 육화시켜 나갔다"고 말했다. 극 중 큰 웃음을 유발하는 수갑신에 대해 "필성이 생전 처음 그런 상황에 처했을 거라는 설정하에 한 번의 연습도 없이 촬영했다. 손과 발에 수갑이 채워진 채 뛰는데 내 다리 힘이 그렇게 없는 줄 처음 알았다. 상당히 아팠다. 수갑이 조일수록 스태프들은 웃으며 좋아하더라"고 밝혔다. 영화 '거북이 달린다'는 김윤석 외에도 정경호, 견미리, 선우선, 신정근 등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오는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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