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스피드경영에 대한 오해

19세기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파 앤드 어웨이(Far and away)’에는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광활하게 펼쳐진 신천지를 향해 말을 타고 달려가 가장 먼저 깃발을 꽂는 사람이 그 땅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유목민이었던 칭기즈칸 군대가 놀라운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스피드’였다. ‘스피드’는 기업 경영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특히 고객과 일선접점에 서 있는 금융기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단편적인 업무만 신속히 처리한다고 해서 스피드경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속도를 위해 이미 정해져 있는 룰을 깨는 것 역시 진정한 스피드경영이라고 볼 수 없다. 빠른 것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결합이 돼야 한다. 배차 간격이 10분인 버스는 무조건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정해진 배차 간격을 준수하는 게 가장 빠른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 다른 부서를 존중하지 않을 때도 스피드경영은 없다. 이는 그들의 ‘시간’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유기적으로 결합된 업무 프로세스에서 서로간에 맡은 바 스케줄을 철저히 지켜주는 것, 나의 동료가 최대한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절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스피드경영이다. 모순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스피드는 또한 ‘여유’를 가져다준다. 여유로움은 스피드를 통한 일련의 과정 후에 생길 수 있는 자연스러운 전리품이라고 할 수 있다. 여유는 스피드가 붙잡은 시간이며 스피드를 발휘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되는 것이다. 예전에 시골에서 펌프로 물을 끌어 올릴 때를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바쁘게 펌프질을 여러 번 해야 한다. 펌프질의 속도가 조금이라도 느려지면 처음 부었던 ‘마중물’은 미처 물을 끌어올리기 전에 펌프 속으로 스며들고 만다. 하지만 처음부터 빠르게 펌프질을 하게 되면 펌프 안이 진공 상태가 되고 기압 차가 커지면서 물이 올라와 펌프질을 천천히 해도 물이 쉽게 쏟아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스피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여유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서두르자는 것은 아니다. 일의 효율성과 추진력을 높여 고객의 욕구에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상품을 더 많이, 더 빠르게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스피드야말로 내실 있는 기업을 만드는 원천이다. 진정한 스피드경영은 서로의 업무 정보를 미리 공유해 궁극적으로 회사 전체 성과를 올리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성격 급한 한국 사람들, 이제는 타인의 시간까지 배려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참스피드경영’에 도전해보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