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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웨덴 복지모델 실패 아니다
입력2006-09-19 17:02:07
수정
2006.09.19 17:02:07
세계에서 가장 사회복지가 잘 이뤄졌다는 스웨덴의 총선에서 중도 우파 연합이 사민당 주도의 좌파 연합에 승리, 12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우파가 감세, 국영기업 민영화 등 시장주의 개혁을 내걸었고 좌파가 복지정책 강화를 내걸었다는 점을 들어 ‘외면당한 복지모델’ 또는 ‘복지 만능의 탈피’로 보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 최근 제시한 ‘비전 2030’의 참고서가 스웨덴식 사회복지 모델이라는 점을 들어 ‘복지와 분배’만으로는 안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우파의 승리를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대변되는 북유럽 복지모델의 실패로 해석할 수 있을까. 우선 야당의 총리 후보인 프레드릭 라인펠트(41) 보수당 당수가 내건 공약을 보자. 그는 선거기간 내내 복지정책의 변화를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효율성을 강조했지 복지모델 자체에 대해서는 전혀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금 감면에 대한 목소리를 줄이고 교육과 고령자에 대한 혜택은 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유권자들의 불안심리를 없애는 데 주력했다.
유권자가 복지모델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 역시 확인할 수 없다. 현지에서는 오히려 의석수가 7석밖에 차이 나지 않고 지지율 역시 2%가 채 안 된다는 점도 ‘복지’에 대한 스웨덴 국민들의 뿌리깊은 인식이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스웨덴 언론에서는 “유권자들은 세금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선 결과를 ‘우파의 승리’로 해석하기보다 ‘좌파의 패배’로 설명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스웨덴의 복지모델은 국민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파 연합은 지난 2002년 총선에서 감세와 국영기업의 전면 민영화와 함께 대대적인 복지정책의 수술을 공약으로 내세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당시 우파는 16%밖에 안 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복지정책 기조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스웨덴 총선과 노무현 정부의 차이점이 바로 ‘국민적 합의를 거쳤느냐, 안 거쳤느냐’이지 ‘복지모델 여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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