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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후보 3人3色

남화연·노재운·박윤영 작가 작품 전시

남화연의 '작전명'

노재운의 '태평양'

박윤영의 '세상의 끝까지'

세계적인 설치작가 서도호와 구정아를 비롯해 장영혜, 김범, 박이소, 박찬경, 임민욱까지. 걸출한 이 작가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의 수상자라는 것. 명품브랜드 에르메스가 운영해 올해로 10회를 맞은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의 후보작 각축전이 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 전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주인공 남화연ㆍ노재운ㆍ박윤영이 각자의 작품관을 담은 설치작과 평면작업들을 내 놓았다. 남화연(30)은 '작전명'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유엔이 르완다 투치군을 엄호한 '깨끗한 복도' 작전부터 미군의 걸프전 작전명인 '사막의 여우', 사담 후세인 체포 작전명 '붉은 새벽' 등 전쟁을 다루지만 지극히 시적(詩的)인 단어들을 재조합해 희곡을 쓰고 비디오작품도 만들었다. 아이러니를 소재로 한 일종의 우화인 셈이다. '태평양'을 주제로 한 노재운(38)은 눈으로 본다는 것의 무의미함과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1956년작 흑백영화 '서울의 휴일'을 재구성한 영상물은 전쟁직후의 현실과 영화 속 유럽식 휴양 문화가 갖는 간극이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현실과 상상, 선입견의 틀을 깨는 설치작품들은 이해가 쉽지 않은 만큼 오래 생각하며 보게 만든다. 박윤영(41)의 그림은 '읽는' 재미가 있다. 심사위원들은 "'서화일체'라는 읽는 그림으로서의 동양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다"고 평가했다. 7살짜리 조카가 준 선물과 공포영화를 본 일상적 경험부터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 고개지의 '낙신부도' 등 동서양 문화를 넘나드는 작가의 지적 유희와 상상력의 증폭이 펼쳐진다. 개념미술가이면서 탄탄한 필력도 눈길을 끈다. 오는 10월28일에 이들 중 최종 수상자가 결정된다. 전시는 11월15일까지 이어진다. (02)544-7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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