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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의 7,000억 달러 규모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의 일환으로 정부 자금을 지원받은 미 은행권이 'TARP 졸업'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상환 계획을 밝히지 않아 왔던 씨티그룹과 웰스파고가 자금 상환을 선언함에 따라 100억 달러 이상의 정부 자금을 지원받은 미 대형 은행 전부가 불과 1년 여 만에 상환할 수 있게 됐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씨티그룹이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해 정부 지원자금 450억 달러 중 일부인 200억 달러를 되갚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씨티의 발표 몇 시간 뒤 웰스파고 은행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250억 달러 전액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WSJ은 "이로써 9개 대형 은행들이 자금 지원 1년 여 만에 모두 상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며 "이번 발표는 미 금융 시스템 구제에 집중해 온 정부의 노력에 대한 중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보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200억 달러의 신주와 함께 채권도 발행해 미국 정부가 보유한 200억 달러 규모의 신탁 우선주를 되사기로 했다. 직원들에게 지급키로 했던 17억 달러는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웰스파고는 또한 TARP 자금 250억 달러를 전액 상환하는 한편 이를 위해 104억 달러의 보통주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은행들의 상환 움직임은 위기 이래 미 은행권의 회복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해준다는 평가다. 이는 정부 지원 자금이 투입된 보험사 AIG 및 미 자동차 업계 등에서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점과는 다른 부분이다. JP모건ㆍ골드만삭스ㆍ모건스탠리는 지난 6월 정부지원 자금을 되갚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지난 주에 450억 달러를 전액 상환했다. WSJ에 따르면 미 은행권에는 TARP자금 중 총 2,450억 달러가 지원됐고 이중 1,610억 달러의 상환이 공고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위기가 전부 진화된 것은 아니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지난 3ㆍ4분기 미 은행권의 대출 잔고는 2.8% 하락하며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4년 이후 가장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은행권의 자금 상환이 너무 성급한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은행들이 정부 손을 벗어나게 되면 비상시기에 발동됐던 정부의 통제력도 점차 상실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공론화되는 은행 보너스 규제 등에 있어서도 상환 완료 은행의 경우 그렇지 않은 은행에 비해 상당부분 자유로울 수 밖에 없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대형 은행들에게 중소 기업 대출을 확충할 것을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은행 위기 이래 납세자들이 예외적으로 은행권에 도움을 줬다면 이제는 (회복된) 은행권이 경제 회복을 위해 예외적인 조치에 나설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BOA는 내년 중기대출을 올해보다 50억 달러 이상 늘릴 것이라 약속했다. 그러나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CEO는 백악관 회동조차 참석하지 않은 채 화상으로 회의에 임해 전과는 한껏 달라진 풍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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