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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불러드 "양적완화 종료 시기 늦춰야"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긴축완화 기대감에 뉴욕증시 반등

통화정책 바꿀 가능성 적지만

연준, 더 비둘기적인 신호 줄 듯

옐런, 공개석상서 시장언급 없어

디플레이션 공포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제임스 불러드(사진) 미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16일(현지시간) 양적완화 종료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러드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적 인사인 만큼 연준의 긴축노선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는 이날 블룸버그TV 대담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가라앉고 있다"며 "양적완화 종료를 늦추는 게 합당한 정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 지도부 인사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연기를 주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연준은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를 끝내겠다고 밝혀왔다.

불러드 총재는 "미 경제 회복세가 튼튼하기 때문에 연준이 내년 1·4분기에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면서도 "테이퍼링 연기는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지난해 9월 첫 테이퍼링 조치를 시사했다가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그해 12월로 늦춘 사례도 언급했다. 이를테면 연준 통화정책의 기본경로는 유지하되 최근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나 금융시장 혼란 등을 감안해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매파 인사인 불러드 총재가 의외의 충격적인 발언을 하자 뉴욕 증시가 즉각 반등하는 등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더구나 재닛 옐런 의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도 지난 14일 "연준은 필요하면 추가 양적완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혀 시장의 기대감이 더 증폭됐다.

하지만 연준이 지금 당장 통화긴축 노선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오히려 '연준이 경기회복에 실패했다'는 우려만 커지는 등 시장에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9월 생산자물가와 소매판매 등 일부 지표 부진에도 미 경제의 본격적인 하강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0% 늘면서 201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날 마켓워치에 따르면 워런 버핏 역시 지난주 뉴욕 증시가 하락하자 주식을 더 사들였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티브 슈워츠먼 회장도 "최근의 시장 동요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가 올해 FOMC 의결권이 없다는 점에서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연준 인사들도 불러드 총재의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매파인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연은 총재는 이날 "최근 금융시장 동요는 경제전망이나 연준 통화정책을 바꿀 만큼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단기지표에 연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만큼 연준이 10월 FOMC에서 더 비둘기적인 신호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매도세가 FOMC 회의 전까지도 지속될 경우 연준이 낮은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경고하거나 '테이퍼링 종료 이후에도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를 더 강조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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