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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에 더 우울한 '싱글들'

치솟는 생활비에 방함께 쓰고 '미니상품'만 구매…<br>식당 반찬·화장실 휴지등 '슬쩍' 얌체짓도


독신여성 직장인 김모(32)씨는 서울 강남 직장과 강북 집이 너무 멀어 회사와 가까운 강남구 역삼동에 원룸을 얻어 살다가 최근 본가로 복귀했다. 원룸 임대가격이 7,000만원대에서 1억원 수준으로 치솟고 물가도 크게 올라 생활비 부담이 너무 커져 ‘싱글족의 자유’를 포기한 것이다. 노총각 직장인 최모(38)씨는 금요일 퇴근길에 할인점에서 주말 먹거리를 사기 위해 장을 볼 때마다 한 숨이 절로 나온다. 1,000㎖ 우유에 200㎖ 제품을 두개씩 덤으로 붙여주던 광경이 사라져 가격이 40% 가량 올랐다. ‘필수품’인 라면ㆍ생수의 경우 일찌감치 가격이 저렴한 할인점 자체브랜드(PB) 제품을 사다 먹었는데 최근 그마저도 낱개 기준으로 라면이 50~100원, 생수(2ℓ)가 100원씩 올라 심기가 불편하다. 치솟는 생활물가에 싱글족들이 알뜰해지고 있다. ‘화려한 싱글’이라는 허세보다는 한 푼이라도 아끼는 실리를 택하고 있는 것. 대학가 원룸의 경우 혼자 살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생활비 부담을 덜기 위해 같이 살 파트너를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홍대 원룸촌에 사는 여대생 박모씨는 “자장면ㆍ피자 등을 자주 시켜 먹었는데 모두 1,000~2,000원씩 올라 가급적 직접 차려 먹기로 했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룸메이트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싱글족들의 상품구입 패턴도 갈수록 실용적으로 변하는 추세다. 물가가 크게 오르자 장보기 최대의 유혹인 ‘1+1’ 상품 구입을 자제하는 대신 쓸 만큼만 포장된 소용량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불필요하게 대용량 제품을 샀다가 다 못쓰고 버리는 경우가 적잖기 때문이다. 업계의 반응도 스피디하다. 홈플러스 등 할인점들은 기존 제품의 절반 용량에 불과한 미니 상품을 늘리고 미니 파프리카ㆍ당근ㆍ호박 등을 새로 내놓았다. 이마트는 아예 미니상품들만 별도로 파는 ‘미니미니존’을 운영하고 있다. 한 할인점 관계자는 “적게 사서 알뜰하게 쓰려는 싱글족들의 소비성향이 확산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한 상품과 마케팅 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알뜰함을 넘어 얌체짓 수준에 이른 싱글들도 나타나고 있다. 생활고에 찌든 싱글족들이 생활비 절감을 위해 대학가 구내식당에서 식당 김치를 몰래 잔뜩 퍼가거나 화장실 휴지를 슬쩍 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고 카페 등에서도 휴지ㆍ냅킨ㆍ설탕 등을 잔뜩 집어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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