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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최근 지역경제계가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전했다. 11억 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통형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한 것이다. 조선경기의 장기 불황으로 지역경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었지만 이번 대규모 수주로 단번에 숨통이 트였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Stavanger)에서 노르웨이 ENI Norge AS사와 총 1조2,907억 원(약 11억달러) 상당의 FPSO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FPSO는 기존의 선박 형태와 달리 원통형으로 제작되며, 노르웨이 햄머페스트(Hammerfest) 지역에서 북서쪽 해상으로 약 85km 떨어진 골리앗 유전(Goliat Field)에 2013년 말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원통형 FPSO는 현재 세계적으로 저장용량 30만 배럴 규모의 설비 3기만이 브라질과 북해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어 현대중공업이 제작할 골리앗 FPSO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FPSO의 설계가 끝나는 대로, 본사 해양공장 내에 세계 최초로 지난해 4월 완공한 FPSO전용도크에서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6년 브라질 페트로브라스를 시작으로 프랑스 토탈, 미국 엑슨모빌, 영국 BP 등에 지금까지 매년 1척 이상의 초대형 FPSO를 성공적으로 건조, 인도해오고 있으며 특히 원유 200만 배럴 이상 저장 가능한 초대형 FPSO는 약 60%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세계 최대 규모의 FPSO를 수주하는 쾌거와 함께 노사부분에서도 국내 대표적노사상생 기업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최근 어려운 조선경기 속에 일자리 나누기를 위해 인력 전환배치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현중 노조는 최근 “회사가 일감부족이 심한 조선사업부 인력을 5개 사업부로 배치하겠다는 내용의 인력운용계획을 요청해 와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가 좋지 않은 조선사업부의 일부 인력을 나머지 5개 사업부로 근무지를 옮겨 일하도록 배치하겠다는 계획.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번 전환배치 합의로 각 사업부 간에 필요할 때 인력운용계획에 따라 수시로 가용 인력을 조율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인력운영계획 과정에서 조합원 의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공개모집 우선실시, 인사변동에 따른 불이익금지, 다수 인원조정시 단체 이동배치 등을 요구했고 회사도 이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노사는 효율적인 인력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아울러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임금, 근로조건 실태 등을 조사하는 등 협력업체 고용안정에도 앞장서기로 했다. 오종쇄 노조위원장은 “조합원의 고용환경을 주시, 고용유지와 안정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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