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일저축은행은 룸살롱' 사금고'
입력2011-09-30 17:52:56
수정
2011.09.30 17:52:56
73곳에 1500억대 불법대출… 조폭도 가담
불법대출 등의 혐의로 최근 행장이 구속된 제일저축은행이 룸살롱 등 유흥주점 수십 곳에 부실 대출을 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조직폭력배도 제일저축은행의 무분별한 부실 대출을 이용해 수백억원의 돈을 빌린 후 떼먹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흥주점 업주에게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줘 은행에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배임)로 제일저축은행 전무 유모(52)씨 등 임직원 8명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09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73개 유흥주점 업주 등 94명에게 허위로 작성한 서류만 담보로 삼아 모두 1,546억원의 불법 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임직원들은 이른바 '텐프로' '풀살롱' 등으로 불리는 유흥주점 73곳 종업원의 선불금 서류만 믿고 업주에게 대출을 해줬다. 심지어 이들은 현장 실사도 하지 않고 업주의 진술만 듣고 신용조사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일부 업주는 선불금을 받지 않은 종업원에게도 담보용 채권 서류를 쓰게 하거나 선불금 지급 규모를 마음대로 부풀려 제출해 대출 규모를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종업원은 선불금 서류에 적힌 금액 중 일부를 지급 받기도 했지만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감당하지 못할 빚만 지게 된 경우도 있었다. 한 유흥업소는 사채업자 윤모(58ㆍ여)씨를 모집책으로 고용해 가정주부ㆍ학생 등을 모아 선불금 서류를 작성하게 했다.
상당수 업주는 대출 받은 돈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빚을 갚는 등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대출을 받은 39개 업소 중 10곳은 1년도 안 돼 폐업했고 아예 영업을 하지도 않은 채 대출금만 챙겨 달아난 곳도 5개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일저축은행의 허술한 대출 관리에 조직폭력배도 한탕을 노리고 몰려들었다. 양은이파ㆍOB파ㆍ중앙동파ㆍ오거리파 등의 조직원은 운영되고 있는 유흥업소 여덟 곳을 이용해 총 224억 원을 대출 받고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폭력배 김모(50)씨는 제일저축은행에서 무려 2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대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제일저축은행이 유흥업소에 대출해준 돈 1,546억원 가운데 변제된 금액은 원금 325억원뿐이었다.
경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대출을 받은 유흥업소 업주 93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대출 알선 브로커로 활동하며 30여개 업소에서 7억여원의 수수료를 받은 김모(56)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