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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경제, 가뭄에 발목 잡히나

물부족으로 곡물생산 큰 차질… 설탕·차값 1년만에 30% 급등<br>농업비중 GDP의 18% 달해… 경제전반 회복세에 찬물 우려


우기에 접어든 인도에 때 아닌 가뭄으로 곡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이 여파로 곡물시장이 타격을 받아 1년 전에 비해 이미 설탕과 차 가격은 30%가량 올랐고 콩 가격도 약 17% 상승했다. 인도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8%에 달해 가뭄이 좀더 지속된다면 빠른 회복세를 보여온 현지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폐해를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인도 28개 주 중 4개주는 83년 만의 최악 수준인 6월 가뭄으로 공식적인 가뭄사태를 선언했다. 통상 인도의 6~9월은 몬순 강우가 집중되는 우기에 해당하지만 지난달 1~22일 강우량은 장기 평균보다 19% 이하로 집계됐다. 강우량이 평균보다 60% 이상 부족한 주는 두개 주에 달했고 북부와 중동부 다수 지역에서도 부족분이 20~60%로 나타났다. 최대 인구밀집 지역이자 쌀ㆍ사탕수수 경작의 중심지인 우타르프라데시주의 경우 지역의 절반 이상이 가뭄 피해를 입었다. 인도의 관개 시스템은 아직 열악한 수준이어서 경작지의 60%가 순수 강우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다. 인도가 글로벌 경제위기로부터 가장 빠른 수준의 회복세를 보였던 이유가 지역 경제의 활발한 수요 때문이었음을 감안할 때 주요 곡창지대의 타격에 따른 파급 효과는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가뭄으로 곡물 산출량이 줄어들 경우 곡물 가격이 상승하며 인플레이션이 발발할 수 있고 농민을 구제하기 위한 정부 보조금 투입으로 재정 적자가 심화될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인도 지방 수요는 전체 내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농부들의 수입이 감소하면 연료와 생필품ㆍ황금 등에 이르는 전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도 경제는 왕성한 지역 수요에 힘입어 3월31일 마감된 최근 회계연도에 6.7% 신장했고 올 회계연도에도 6.25~7.75%에 달하는 성장세를 전망하고 있다. 므리둘 새저 코탁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강우량 부족분이 평균 20~25%에 달할 경우 올 회계연도 인도 GDP는 5%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인도 정부는 올해 농업 생산량이 4% 확대될 것이라 관측했지만 모건스탠리는 강수량 부족으로 농업생산량 성장세가 1.5~2%로 제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도 당국은 6~9월 강우량이 장기 평균의 93%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아직은 추이를 지켜볼 때”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강우량은 고르지 못한 측면이 있어 일부 지역의 경우 홍수가 발발하고 다른 지역은 가뭄에 노출된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오는 9월까지도 산발적인 강우량이 나타난다면 쌀ㆍ사탕수수 등 여름 작물은 물론 밀 등 겨울 작물까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곡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했다. 인도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최근까지 6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곡물 공급부족으로 인플레이션이 9월께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 중앙은행은 올 회계연도 말인 내년 3월31일까지 인도의 인플레이션이 4%에 달할 것이라 관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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