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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지난 부동산 시장 본격 조정 받나

8.31 부동산 종합 대책이 발표된 지 보름이 지나고 민족의 명절 추석을 넘기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 대책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수도권 집값을 선두에서 견인해 온 강남 재건축 단지는 매물이 꾸준히 늘면서호가 하락폭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강남권 일반아파트 중대형 평형도 호가가 조금씩떨어지고 있다. 급기야 시중 금리마저 인상될 조짐이 보이면서 그동안 눈치보기에 급급했던 강남 집부자들의 마음을 다급하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정부 정책 내용을 분석하고 매도 타이밍을 점쳐온 다주택자들이 추석 이후 본격적인 매도에 나서면서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하락폭 커지는 강남 재건축 = 8.31 대책에 이어 재건축 및 재개발 조합원 입주권 과세 조치의 영향으로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철퇴'를 맞고 있다. 스피드뱅크 시세자료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단지는 8월말까지는 주간 가격 변동률이 평균 -0.05%선에 머물렀지만 입주권 과세 추가 조치가 더해진 이후부터는 9월첫째주(-0.19%), 둘째주(-0.35%), 셋째주(-0.80%) 순으로 매주 낙폭이 확대되고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3단지 15평형은 7월초 8억9천만원까지 치솟았던 호가가 1억원 이상 빠져 7억8천만원 밑으로 떨어졌고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16평형도 5억원 이상 호가를 형성했지만 최근 3억6천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송파구에서는 가락시영이 평형별로 5천만-6천만원 가량 하락, 5억5천만원까지올라갔던 2단지 13평형은 현재 4억8천만원선으로 내려 앉았다. 강남구 개포주공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지난 6월 이후 거래가 끊긴 채 호가가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찾는 사람은 없다"며 "입주권을 주택으로 간주하겠다는 발표이후에는 매도 문의가 늘어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 강남 중대형도 하락 조짐 = 그동안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버티던 강남 중대형 평형도 다주택자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호가가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통 20억원을 넘게 호가하던 압구정동 구현대 40평형대에서 5천만-1억원씩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구현대4차 44평형은 18억원에, 구현대7차 48평형은 19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물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집주인들이 집값을 얼마에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는 매도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분당, 용인도 호가가 수천만원씩 조정된 매물이 늘면서 가격 조정이 본격화될조짐이다. 한때 10억원 이상 올라갔던 분당 서현동 시범삼성한신 49평형은 9억원에, 14억원까지 호가하던 정자동 아데나팰리스 57평형은 12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용인시 죽전동 죽전 아이파크2차 45평형은 6억원에, 신봉동 LG자이1차 46평형은현재 6억4천만원에도 매물이 있다. 죽전동 P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조금씩 나오면서 호가도 소폭 조정되고 있지만아직은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어 실제 집값하락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셋값 꾸준한 상승세 =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도권 전셋값의 꾸준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팀장은 "여전히 매수자들의 주택구입 의사가 살아나지않고 전세만 찾고 있는데다 가을 이사철까지 겹치면서 전셋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는 미아동 일대 40평형대 전세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자 젼세값이크게 올라 경남아너스빌 43평형이 1천500만원, SK북한산시티 43평형은 1천만원씩 상승해 1억5천만-1억7천만원, 1억3천만-1억6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동구는 명일동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삼익가든1차 43평형이 2천만원 올라 2억-2억4천만원, 명일LG 33평형이 1천500만원 올라 1억7천만-2억원에 전세값이 형성돼 있다. 인근 공인 관계자는 "이곳 일대는 지하철 5호선 역세권 아파트를 찾는 세입자가많지만 정작 매물이 없어 거래는 힘들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단지의 구별없이 전지역이 골고루 1천만-5천만원씩 고르게 올라 개포동 우성3차 56평형은 한달간 5천만원 이상 올라 4억-4억8천만원에 계약되고 있다. 용인과 분당은 매물이 워낙 부족해 전세매물이 나오는 대로 거래가 이뤄지는 정도다. 기흥읍 써미트빌 45평형은 1억4천만-1억6천만원, 분당 이매동 이매성지 32평형은 2억2천만-2억4천만원에 전세계약됐다. ◇ 부동산시장 어디로 가나 =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에 따른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데 보통 보름정도의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중간에 낀 추석 연휴가 8.31대책 효력 발휘에 심리적 저지선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추석 연휴가 끝난 부동산 시장은 그동안 고민해온 다주택자들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매물이 쌓이고 강남과 분당, 용인 등지의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그동안 집부자들은 정부 정책을 들여다보면서 세금이어떻게 될까, 어떤 집을 언제 팔아야 할까를 고민하면서도 `추석 이후에 보자'며 행동을 유보한 면이 있다"며 "상담을 하는 동안에도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처분하겠다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그러나 추석 이후에는 다주택자들이 팔아야 할 집은 팔아 치우기 위해 호가를 낮춰 매물을 내놓으면서 매물이 크게 늘고 집값 하락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연말까지 급매물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본격화될 것이며, 특히 내년 상반기 강남권에 예년보다 많은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8.31 대책과 시너지 효과를 내 집값이 더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예상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도 "추석 이후 매물이 많이 쏟아지고 집값이 크게하락할 것이며, 전세 시장의 강세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8.31 대책 내용과 관련해 벌써부터 서울시와 국회에서 불협화음이 관측되고 있어 대책이 제대로 약효를 발휘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회의적인 시각도있다. 실제로 정부가 공급확대책으로 내놓은 송파 신도시 건설 문제에 대해 서울시가제동을 걸고 나섰고 보유세 실효세율 1% 문제도 한나라당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8.31 대책은 분명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기능을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국회 입법 등의 과정이 순탄치 못하면 효과는 줄어들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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