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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끔한 충고가 그리웠어요.”
인터넷 사기로 유치장에 수감됐다 떠나는 스무살 처녀가 유치장 수용실에 반성의 손편지(사진)를 남겨 화제다.
지난 12일 전북 익산경찰서 유치관리팀 직원들은 여성 수용실을 청소하면서 꼬깃꼬깃 접혀 있는 손편지 한 장을 발견했다. 이곳에 엿새간 수감됐던 A(20·여)씨가 남긴 편지였다.
“저는 내일 교도소로 갑니다”라는 글로 시작된 이 편지에는 유치장 생활을 하면서 경찰관들로부터 들은 따뜻한 위로와 따끔한 충고 덕분에 그동안 세상을 원망했던 앙금이 가셨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A씨는 편지에 “너도 고생했다. 하지만 힘들어도 정직하게 살아왔어야지. 이 한 마디 따끔한 충고가 엄마, 아빠, 세상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다 씻어줬습니다”며 유치장관리팀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A씨는 편지에서 세상을 살면서 ‘고생했다’는 말이 가장 듣고 싶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태어나기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떠난 A씨는 할머니 손에 맡겨져 자랐지만, 큰아버지에게 버림을 받고 경기도 안양에 있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보육원을 떠나 천둥벌거숭이처럼 사회로 나왔고 자라난 환경 탓에 주변 시선을 의식한 나머지 사람을 믿지 못하고 직업도 없이 은둔형 외톨이처럼 생활했다. 그러던 중 인터넷 중고 사이트를 통해 인터넷 사기를 저질렀다가 경찰에 구속된 것이다.
A씨는 유치관리팀 직원들 덕분에 세상을 뿌옇게 보던 자신이 변화됐다며 사회에 복귀에 첫 월급을 타면 꼭 다시 찾아오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홍철희 익산서 유치관리팀장은 “A씨는 젊은 나이에 구속까지 돼 심리적으로 불안해 보였다. 그래서 직원들과 함께 유치장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고민도 들어주는 ‘힐링 타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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