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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굴지의 조선업체인 현대미포조선에서 최근 근로자들이 작업 중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잇달아 발생, 현장 근로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일부 현장 근로자들과 지역 노동계는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 발생이 사측의 안전대책 소홀에서 비롯됐다며 조만간 사측을 고발키로 해 조선 사업장에 대한 근로자의 안전대책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금속노조 울산지부 및 현대미포조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현대미포조선 대불공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이모(29)씨가 주행장비인 이동용 ‘셀터하우스’와 블록 사이에 몸이 끼어 사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21일에는 현대미포조선 본사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소속 윤모씨(32)가 7m 높이의 크레인 위에서 조명등 교체 작업을 벌이다 추락,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또 지난해 10월에도 대불공장에서 협력업체 소속 성모씨(62)가 강판 위에서 청소작업을 하다 8m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현대미포조선 현장 노동자들은 이 같은 중대재해가 연이어 발생하자 사고 원인 규명과 회사 측의 공개 사과,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특히 30여명의 현장조직 활동가들은 “몇 달 사이에 세 번씩이나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며 이 회사 대표 이사와 안전담당 이사 등을 산업안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와 민주노총 울산본부도 현장 노동자들과 연대, 조선업종 내 ‘중대 재해 현실’을 개선키 위해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현장활동가 모임 대표인 김석진씨는 “안전을 고려치 않는 회사의 주먹구구식 작업방식과 재해에 대한 무감각한 태도가 중대재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회사측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물론 조선업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는 “이번 잇따른 사고는 회사의 작업 관리와 시스템상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실수로 봐야 한다”며 “그러나 이유가 어떻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치 않도록 앞으로 재해 예방을 위한 다각도의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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