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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의 막바지 빅 이벤트 리듬체조가 다음달 1~2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다. 관심은 손연재(20·연세대)의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여부. 손연재 출전 경기 입장권은 지난달 가장 먼저 매진되며 '리듬체조 요정'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듯 손연재는 아시안게임 최종 리허설인 국제체조연맹(FIG) 세계선수권대회(터키 이즈미르·현지시간 22~26일)에서 후프 종목 동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됐고 개인종합에서도 4위라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개인종합 4위 역시 참가한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이다. 손연재의 지난해 우크라이나 키예프 세계선수권 순위는 5위였다.
터키를 출발한 손연재는 28일 오전 대표팀 선배 김윤희(23·인천시청) 등과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결전의 땅을 밟았다. 곧바로 선수촌으로 이동한 손연재는 휴식을 취한 뒤 29~30일 적응 훈련에 나선다.
시차 극복과 함께 최대 관건은 홈 관중의 성원에 금메달로 보답해야 한다는 압박을 떨치는 것이다. 앞서 남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의 양학선이 금메달을 놓쳐 손연재에게 쏠리는 관심이 더 커진 상황이다. 박태환과 진종오 등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주목받아온 선수들의 경우 '홈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를 잘 아는 손연재는 "홈이라는 이점도 있지만 부담감도 있기 때문에 잘 이겨내고 제 경기에만 집중해서 세계선수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많이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온 국민이 바라고 있고 스스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잘 이겨내야 할 것 같다. 관중의 호응이 경기가 끝나고 있으면 괜찮은데 중간이나 시작하기 전에 있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이 조절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이 없었기 때문에 간절했다. 아시안게임 전에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경험하고 와서 좋게 생각한다"는 손연재는 "4개 종목 모두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좀 더 높아졌고 실수가 많이 줄었다"고 자평했다.
손연재의 대항마는 덩썬웨(중국)다.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덩썬웨는 이번 세계선수권 개인종합에서도 손연재 바로 다음인 5위에 올랐다. 손연재가 70.933점을 받았고 덩썬웨는 69.766점을 찍었다. 1.167점 차의 박빙. 금메달은 세계랭킹 1위 야나 쿠드랍체바(75.266점·러시아)가 가져갔다. 손연재는 곤봉 17.800점, 리본 17.833점, 후프 17.950점, 볼 17.350점을 기록했다. 볼에서 수구를 놓치는 실수가 있었다. 덩썬웨의 각 종목 점수는 17.450점, 17.316점, 17.800점, 17.200점. 손연재는 덩썬웨에 대해 "경기를 실수 없이 펼쳤을 때는 정말 위협적이고 잘하는 선수다. 배울 점도 많은 선수"라면서 "절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저도 정말 최고치까지 끌어올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 목표가 인천 아시안게임이었고 마지막 남은 경기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하고 싶다. 준비는 후회 없이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선수권 전에도 월드컵 11경기 연속 메달 기록을 이은 손연재는 마지막 단추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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