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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당신이 몰랐던 비밀의 공간 공항

■공항 르포르타주 (이황 지음, 북퀘스트 펴냄)


비행기가 뜨고 지는 곳, 여행이 시작되고 끝나는 곳. '공항'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일상적이지 않은 공간이며 특별한 설렘과 기다림과 헤어짐이 공존하는 곳이다. 그러나 공항은 에어포트(Airport)라는 명칭보다 '시크릿포트(Secret Port)'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비밀들을 간직한 곳이다. 국내 최고 권력 기관들이 수많은 직원을 파견해 첩보를 수집하는가 하면, 극소수의 사람들만 출입하는 귀빈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외부로 절대 알려지지 않는다.

저자 이황은 이 같은 공항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그는 1970년 한국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무려 40년간 공항 만 출입한 입지전적인 인물. '공항 전문기자'이자 한국 공항 역사의 산증인이다.

책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공항에 관한 사실들을 토대로 한국 현대사의 뒷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몇 년 전 저자가 단독 보도했던 북한 고려항공의 국내 취항 변동은 일반인은 물론 기자들도 몰랐던 사실이다. '대북노선 연도별ㆍ공항별 실적'을 통해 2005년 이후 고려항공의 출ㆍ도착 횟수를 살펴보면 많을 때는 일주일에 2번씩 일년에 90여회 가까이 국내에 들어왔었으나 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그 운행 편수가 급감해 2008년 28회, 2009년 2회를 끝으로 현재는 전무한 상태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고려항공 비행기의 정기적인 취항을 통해 남북관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외에도 저자는 사형을 앞두고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극비 망명작전을 비롯해 KAL 858기 폭발 사고의 진실, 탐정소설보다 더욱 드라마틱한 세관 마약과의 생활상 등을 공개했다. 또한 전용 의전실을 설치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다소 소심했던 최규하 전 대통령,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선자 발표 직전에 공항에서 나란히 목격한 노무현ㆍ이회창 후보에 대한 인상 등 정치적 공간으로써 공항을 통해 한국의 정치 현대사를 읽어낼 수 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공항 귀빈실을 둘러싼 특권층의 싸움도 흥미진진하다. 김포공항 서쪽 청사 3층에 위치한 200평 규모의 귀빈실은 장관급 이상, 국회의원과 사법부의 법원장, 국무총리, 경제단체 5개 단체장 등 VVIP급 인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 귀빈실을 먼저 차지하기 위한 권력기관들의 암투가 있는가 하면, 규정상 대기업 총수는 원칙적으로 귀빈실을 이용할 수 없지만 이명박 정부 이후에는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를 기준으로 기업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인 전용 귀빈실이 마련되기도 했다.

책은 1부 '사건, 정치인 그리고 한국인의 풍경들'과 2부 '당신이 몰랐던 비밀의 공간, 공항', 3부 'KNA,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저가 항공사의 전쟁'으로 크게 나뉘어 흥미를 더한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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