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 해외방문인 중국 방문에서 한중 양국은 지난 수교 20여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20년을 위해 양국 관계의 미래비전과 로드맵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내실화함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위해 한중 양국이 협력할 토대를 마련했다.
전략적 동반자관계 내실화에 합의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는 무엇보다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합의한 데 있다. 우리 측은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보유 불용을 분명히 했으며 양국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 또한 북한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비롯해 북핵 폐기, 북한의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를 내용으로 하는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촉구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중 3국의 대북 공조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우선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선호하는 입장이며 한미 양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합의한 2.29 합의+알파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앞으로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싸고 관계국들 간의 외교 교섭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중국의 지지를 확보한 것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를 가지기로 합의한 것도 큰 성과라고 본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은 향후 남북한 관계에 큰 의미가 있다.
경제관계에서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고 2015년까지 양국의 교역액 3,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무역을 확대한다는 데 합의했다. 금융 분야에서도 양국 통화스와프협정을 2017년까지 3년 연장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필요시 통화스와프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 어선의 서해에서의 불법조업과 관련 양국 간 해양경계획정 협상을 재개하고 어업자원 보호 및 조업질서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정보통신협력 장관급 전략대화 개최에 합의한 것은 경제ㆍ통상관계 증진을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하겠다. 박 대통령이 이번에 중국의 천년고도이며 문화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서부대개발'의 거점인 시안(西安)을 방문한 것도 서부개발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비전 현실화 실천에 협력해야
이번 방문에서 양국은 수천년 간의 교류를 통한 인문 유대를 강화하고 학술교류, 청소년 교류 등 다양한 형태의 인적 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위급 인문 교류 공동위원회'를 설치키로 한 것은 문화를 통한 우호관계의 증진을 위해 새롭게 창안된 공공외교의 일환이다.
한중 양국에 앞으로 5년을 이끌고 갈 새 정부가 들어선 후의 첫 정상회담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위해 향후 20년을 내다보는 양국관계의 청사진과 로드맵을 제시했으니 이제 양국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적극 협력해주기를 기대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