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패닉… "주가 '747' 될라" 한숨 대출까지받아 투자한 돈 '반토막'에 전전긍긍신혼여행 예비커플들은 환전시기 문의 빗발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이성기기자 sklee@sed.co.kr #. 한국씨티은행에 근무하는 김 모(31)씨는 최근 매일 아침 출근하는 순간 컴퓨터 모니터를 켜고 주가를 확인하기에 바쁘지만 곤두박질치는 주가를 보고 있노라면 한숨부터 나온다. 주가가 상한선을 달릴 때 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돈이 4,000만원 가량이지만 지금은 반 토막이 난 지경이다. 김 씨는 “매달 나가는 대출금 이자 내기에도 버거운 지경”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경제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기름값, 금값에 이어 라면, 분식에까지 가격이 급상승하는데 반해 재테크 대상인 주가는 하락하고 은행 예금 금리는 상승세를 멈추면서 ‘돈 벌 것은 없고, 돈 나갈 대상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양상이다. 많은 직장인들은 대개 휴식시간 등을 이용해 서너명씩 모여 각자 가입했거나 구입해놓고 있는 펀드, 주가 등에 대해 서로 정보교환이나 현금화 하는 문제 등을 놓고 걱정 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환율마저 정부의 수수방관으로 상승일로다. 시중은행과 인터넷 여행관련 카페에는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날 커플들을 포함, 환전 시기문의전화가 크게 늘고 있다. 신한은행에 근무하는 이모씨는 “달러나 유로화로 환전하려는 사람들이 ‘더 오를 것 같냐’, ‘언제쯤 하는 게 좋겠냐’고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신혼여행을 앞둔 커플의 질문이 많다”고 말했다. 다음달 초 결혼 예정인 정모씨는 “결혼 준비를 다 끝내고 신혼여행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오른 환율 때문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며 “경비를 최소화하고 지인들에 대한 선물도 줄여야 하겠다”고 고민했다. 특히 신혼여행지를 유럽쪽으로 선택한 커플들의 고민이 크다. 한 네티즌은 “2주전에 환전을 하려다 잠시 미뤘는데 어느새 100원이나 올랐다”며 “6박8일 일정을 하루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 유학중인 아들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송금하는 김 모(55)씨는 “어떻게 환율이 2주일 만에 100원 이상 급격히 올라요. 그런데 정부는 뭐하는 거죠”라고 곤혹스러워했다. 엔화 환율이 3월 들어서만 800원대에서 1,000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원망도 커져가는 듯하다. “ ‘747’은 무슨…. 주가가 1,500선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니 속은 느낌입니다. 이러다 주가가 747되는 게 아닌지”. 미혼 직장인 최 모(37)씨는 “지난해 주가가 2,000선을 올랐을 때 적립식 펀드를 환매하려 했으나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경제대통령을 주장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자신하자 계속 펀드에 돈을 부어왔다”며 “그런데 그 말을 믿고 기다리다 오히려 날벼락을 맞고 있는 셈이다”고 허탈해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최근의 사태에 대해 나름대로의 타개방안을 제시하고 각계각층의 협조를 구하는 등의 리더십을 보여주기는커녕 ‘위기론’만 외치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한나라당을 비롯 각 정당들도 총선을 앞두고 공천문제에만 매달려 민생문제는 아예 관심조차 없는 듯한 상황이어서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인 박모씨는 “이명박 정부는 경제를 살린다고 하더니만 도대체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늘어놨다. 새내기 직장인인 박 모(29)씨는 “10년 전 IMF체제는 초유의 경제위기를 경험하면서 대학생활을 어렵게 벗어나 간신히 취직했다”면서 “제발 국민들에게 실용적인 도움을 주는 ‘실용’정부가 돼 주길 간곡하게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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