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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세 개의 화살 모두 쐈지만… 글로벌 위기 부메랑 몰고올 수도

감세 등 성장전략 확정… 경제정책 본격 시험대<br>엔저에도 산업공동화… 디플레이션 우려 여전<br>"국채금리 더 오르면 일본 망해" 경고 잇달아


일본 정부가 14일 설비투자 감세와 국가전략특구 신설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성장전략을 각의에서 확정함에 따라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이 모두 활시위를 떠났다. 일본의 장기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금융완화, 재정지출 확대, 성장전략 등 경제정책의 세 가지 전략(화살)을 내걸고 아베 신조 정권이 출범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그러나 정권 초기에 한껏 부풀었던 기대와 달리 기업현장에서는 물가상승이나 제조업 경쟁력 회복이 좀처럼 가시화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베노믹스가 일본 경제를 망치는 것은 물론 내년 중 세계에 일본발 위기를 일으킬 것이라는 경고가 힘을 얻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에서 기업의 설비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감세안을 마련하고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도쿄 등 3대 도시권역에 국가전략특구를 설치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성장전략, 일명 '일본재흥전략'을 확정했다. 이날 각의에서는 향후 10년간의 경제재정 운영 및 개혁 방침도 결정했다. 아베 총리는 올 가을에도 성장전략 2탄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디플레이션 극복과 제조업 회생을 목표로 한 아베노믹스의 주요 경제정책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실물경제 회복을 드러내는 일부 경제지표 개선과 달리 기업현장에서는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강조하는 정부와는 전혀 다른 현실을 하소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엔저로 수출실적이 개선되고 산업공동화를 억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아베노믹스가 초래한 엔저가 기업들의 '엑소더스'를 막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엔저가 대기업들의 생산기지를 국내로 유인할 만큼 진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납품 대기업으로부터 부품공장을 현지로 이전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게다가 엔저요인보다 수출증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둔화하면서 지속적인 수출개선을 낙관하기도 어려워졌다. 최근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4%에서 2.2%로, 국제통화기금(IMF)은 3.5%에서 3.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미야기현 소재 중소 자동차부품 업체인 우치다의 다나카 다쿠미 이사는 "엔화약세로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오른데다 대기업으로부터 공장이전을 요구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며 "지난 20년 동안 디플레이션과 리먼쇼크, 대지진 등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물가상승도 여의치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맥주 업체 아사히부터 조미료 업체 아지노모토에 이르기까지 주요 소비재 기업들은 여전히 디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제품가격 인상계획을 배제하고 있다. 소득정체로 가계소비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려야 할 만큼 충분한 엔저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활용품 업체 가오의 사와다 미치다카 사장은 "지금의 환율 수준에서는 가격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증시와 외환시장이 요동치며 아베노믹스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엔화급락ㆍ증시급등 상황에서 아베 정권의 정책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던 시장에서는 최근 아베노믹스가 일본을 망치고 있다는 경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세계적 투자전문가인 짐 로저스는 퓨전 마켓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는 통화를 망치겠다고 장담하고 있다"며 "나중에 뒤돌아보면 아베노믹스가 일본의 망친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 헤지펀드인 줄로프자산운용의 펠릭스 줄라우프 회장도 "국채금리가 더 오르면 일본은 망가진다"며 "앞으로 12~18개월 뒤에 일본발 글로벌 위기가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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