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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0월 27일] 경쟁력 갖춘 지자체 키우려면

이달 초 3일간의 황금연휴 동안 고양 호수공원에서는 ‘고양 호수예술제’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첫번째 예술제였지만 관객몰이나 예술성에서 대단히 성공한 축제였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호수공원은 시민들의 조용한 휴식 공간이었다. 시민들은 호수공원의 고요를 깨는 행위는 어떤 것도 용납하려 하지 않았다. 조용히 사색하며 산책하거나 동호인들끼리 시회나 자그마한 음악회 정도를 하는 휴게공원이었다. 그러나 이번 예술제에서는 호수공원이 거대한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해줬다. 시민들도 왁자한 거리극은 물론 불꽃공연까지도 흔쾌히 받아줬다. 고양시 가을은 참으로 아름답다. 북한산 가을 경치는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호수공원과 호수로ㆍ백마로ㆍ충장로ㆍ승전로 등의 가을단풍은 정말 멋지다. 요즘에는 “저 멀리 설악산까지 힘들여 갈 필요가 뭐 있느냐. 호수로 단풍이 훨씬 더 멋진데”라는 시민들의 말을 자주 듣는다. 자유로 변이나 행주산성에서 보는 일몰은 또 어떠한가. 행주산성의 지는 해를 보지 않고는 일몰을 말하지 말라는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한강 변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는 저녁놀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고양시에는 나무가 많다. 자연공원과 도시공원이 멋지게 어우러진 가운데 소공원이며, 아파트 단지며 곳곳에 계속해서 나무를 심은 결과다. 도로의 아스팔트를 걷어내고 중앙분리대를 만들어 나무를 심기도 하고 옥상에도 나무를 심었다. 거리마다 가로수를 심고 자투리땅에도 꽃과 나무를 심었다. 앞으로도 고양시의 나무심기는 계속될 것이다. 지금 고양시에서는 맑은 하천 가꾸기 사업이 한창이다. 시 관내 78개 하천 모두를 일부 3급수가 불가피한 지역 몇몇 곳을 빼고 오는 2015년까지는 모두 2급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환경 가꾸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문화 사업이다. 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 양대 공연장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특히 아람누리의 오페라 전용 극장인 아람극장과 콘서트 홀인 아람음악당은 세계 유명 공연장을 오히려 능가한다는 평을 받을 정도다. 현재 11개에 이르는 도서관과 학교ㆍ병원ㆍ쇼핑시설, 그리고 잘 가꿔진 가로와 교통시설. 이러한 것들이 거의 완벽하게 갖춰진 고양시가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늘 93~94%에 이르는 시민들이 고양시에 사는 것에 만족하고 자랑스럽다는 고양시, 이러한 시민의 자부심이 이번 아름다운 도시 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이처럼 아름답고 멋진 고양시에도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조업 등 굴뚝 산업은 고양시에 발붙일 수가 없다. 산업단지도 만들 수 없고 심지어는 대학교 신설이나 유치도 불가능하다. 대기업 등 법인도 고양시에 입주하게 되면 법인세를 중과받게 된다. 과도하게 유입되는 인구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인구를 가장 많이 늘리는 것은 무엇보다 아파트다. 정부에서는 인구가 늘어난다는 이유로 대학교 신설은 안 된다, 자그마한 공장도 못 짓는다면서 아파트는 무작정 늘리고 있다. 삼송지구ㆍ지축지구ㆍ향동지구ㆍ식사지구ㆍ덕이지구 등 끝이 없다. 현재 확정된 것만도 총 6만6,823세대 18만8,442명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꽃의 도시, 화훼 특구로 지정된 고양시에 화훼를 테마로 한 관광 명소화 단지도 안 된다고 한다. 그린벨트 내에서는 건물을 지을 수 없기 때문에 화훼유통시설은 안 된다는 것이다. 꽃을 재배 생산만 하고 팔지는 말라는 것인가. 모름지기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형평성에도 맞아야 한다. 지방정부는 안 되고 중앙정부는 되고, 이래서야 누가 그 정부를 믿고 따르겠는가. 그래도 아름다운 도시, 자랑스런 도시에 살고 있음이 행복하고 이 멋진 도시를 설계하고 가꿔나갈 수 있음이 고맙고 자랑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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