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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북방대륙에 대한 향수
입력2006-10-18 16:32:53
수정
2006.10.18 16:32:53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 이른바 북방사극(北方史劇)이 공중파 방송의 주말과 평일 황금시간대를 장악하고 시청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고구려ㆍ발해 등 대륙의 찬란했던 고대사와 당대 영웅들의 일대기를 재조명하는 차원에서 제작ㆍ방영되고 있는 이들 드라마는 ‘페니스 파시즘’이라는 일부의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방대한 스케일의 전투장면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고개 숙인 남성’들에게 일종의 대리만족을 통한 정신적 위안을 주고 있다.
엄청난 사교육비, 부동산 문제, 취업난과 고용불안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보통사람들에게 고구려와 발해의 진취적인 기상과 외세에 굴하지 않는 용맹성을 화면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현실의 애환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근심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해방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드라마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관심을 끄는 이유는 요동을 비롯한 북방대륙을 한민족이 지배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억을 자극하는 등 민족적 자긍심에 호소한데다 시대적으로 호시탐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제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과 동북공정을 통한 노골적인 고대사 왜곡에 열을 올리며 동북아시아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에 대한 국민적 분노라는 반작용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여튼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9일 북한이 국제사회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핵실험을 실시함으로써 남북 공동번영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국토지공사의 개성공단사업 등 남북경협사업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간의 긴장완화와 국가리스크 관리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외교ㆍ안보적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남북경협사업의 지속을 통한 민족공조의 끈도 놓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핵실험 이후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 지속돼야 한다는 의견과 중단돼야 한다는 의견이 비슷하게 나오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민간 차원의 남북경협사업은 지속하는 한편 대내외에서 제기되는 경협사업에 대한 모든 의문을 하루빨리 불식시키고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국토지공사의 개성공단사업을 비롯한 남북경협사업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민족의 이질감을 해소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상생의 터전으로 계속 남아 한민족이 웅비하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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