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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등 뒷다리 잡는 정서로는 선진국 못된다

삼성그룹 사장단이 사회 일각에서 일고 있는 ‘삼성공화국’이라는 비판여론과 관련해 모임을 갖고 ‘1%의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여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는 소식은 여러모로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이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1등을 질시하는 정서가 만연해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답게 수출과 기술개발과 같은 기업 본연의 활동은 물론 사회공헌에서도 앞장서고 있다. 삼성은 우리나라 수출의 22%(527억달러),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3%(19조원), 국내 세금수입의 8%를 차지하고 있다. 스포츠나 문화 분야 등에서도 삼성의 후원이 없으면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 것도 사실이다. 삼성이 공화국 소리를 들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이름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 일이다. 아직도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아는 외국 소비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50위권에 겨우 들 정도다. 이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기업을 격려하고 성원하지는 못할망정 질시하고 발목을 잡으려는 것은 근시안적인 시각이 아닐 수 없다. 삼성의 위상은 끝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보다는 세계시장을 개척한 결과이다. 외환위기 때 은행에서 돈을 꾸려 했지만 문전박대를 당할 정도로 설움을 당한 것을 계기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성공함으로써 오늘의 삼성을 이룬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해주지는 못할망정 잘 나간다고 질시하고 깎아 내리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다. 우리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삼성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기업인을 북돋워줘야 한다. 그래야만 지금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인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1등의 뒷다리를 잡는 정서는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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