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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잔치 분위기' 즐기곤 싶지만…
입력2008-01-17 17:35:49
수정
2008.01.17 17:35:49
기업들의 의욕이 어느 때보다 높다.
현장경영의 어려움이나 긴박감 등을 충분히 경험한 이명박 정부가 곧 출범하는데다 오랜기간 축적한 실탄(자금)도 충분해 연초부터 투자를 크게 늘리고 고용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기업이나 그룹 단위로 올해 경영목표를 잡아가는 사정들은 제각각이지만 큰 추세는 지난해보다 최소 20%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모처럼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이어서 보기는 참 좋다.
하지만 상황이 만만찮다.
유가 흐름, 미국 경기 동향, 중국의 물가압박 등 큰 틀에서 보면 지금은 참여정부 5년 기간 동안보다 훨씬 경영환경이 불투명하다.
당장은 서브프라임 모지기(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미국 경기 침체가 발등의 불처럼 다가오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의 피해규모는 하루가 다르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모습이다.
직간접적으로 확인되는 미국경제의 위기징후는 심각하다.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주는 이미 경기침체에 빠져들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해서 지금껏의 자금지원만으로는 순탄하게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도 공공연하게 내놓고 있다.
여기에 못지않게 중국의 인플레 압력이 갈수록 위험수위로 다가가는 것도 주목대상이다.
중국의 인플레 압력은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경제를 받쳐주던 ‘저물가 구조’에 커다란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노동자 임금상승 등 중국 현지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듯 하다(기자 개인적으로는 ‘중국발 인플레’가 가져올 충격을 더 우려하고 있다).
원유ㆍ철광석ㆍ석탄 등 핵심자원들의 가격폭등도 우리 경제의 체질이나 산업구조를 변화시킬 위협요소다. 어느 하나가 움직이면 일파만파로 줄줄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연결고리를 갖고있다 보니 더더욱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외부요인만 불투명한 것은 아니다.
새 정부의 친기업적 행보를 놓고 벌써부터 노동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겠지만 ‘철도와 수도ㆍ전기를 끊는 프랑스식 총파업’도 선택할 수 있다는 엄포를 서슴지 않는다.
하나씩 꼽다 보면 위기요소만 잔뜩 있는 것 같은 생각도 들겠지만 그렇다고 주눅들 필요는 없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도 기회가 적은 것은 아니다.
국가 외환위기라는 살풍경한 시절에도 실력 있거나 운좋은 사람들은 오히려 평생 만나기 힘든 축재의 기회를 얻었으며 혹한기에 생존한 기업들은 훨씬 탄력적인 사업구조를 일궈냈다.
생각해보면 ‘위기가 짙을수록 기회가 커진다’는 역발상이 힘을 얻을 환경이기도 하다.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이 높아질수록 제대로만 대처한다면 국가는 국가대로 ‘중진국의 덫’을 단번에 떨쳐낼 수 있고 기업은 기업대로 글로벌 규모로 솟아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장사치는 ‘계산’을 한다지만 잔칫날 분위기에 맞추다보면 장사치 셈법도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새 정부는 지금 정부부처 조정, 각종 규제 완화나 철폐 등을 내걸면서 ‘기업들의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려 애쓰는 모습이다. 신바람이 살아나는 것은 진짜 신나는 일이지만 자칫 좋은 분위기에 취해서 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신바람을 내는 것 못지않게 ‘사주경계’를 철저히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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