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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기업주 폭락… 홍콩증시 거품 붕괴론 확산

하너지 이어 골딘도 주가 급락

하루만에 시총 160억弗 증발

후강퉁으로 中 투기자금 유입

주가 급등락 제동장치 없어 불안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며 홍콩증시 거품 붕괴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 교차거래) 시행 이후 홍콩으로 몰려든 투기적 성향의 중국 투자자들이 일시에 손을 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홍콩증시는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보이며 불안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일 폭락했던 골딘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도 10%대의 반등세를 보였다. 시장이 하루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홍콩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BoA메릴린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펀더멘털이 아닌 투기적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했던 기업들의 주가가 투기세력에게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1일 홍콩증시에서 골딘그룹 계열사인 골딘파이낸셜과 골딘프로퍼티스의 주가는 각각 43%, 41%나 폭락했다. 시가총액으로는 160억달러가 증발했다. 골딘그룹 계열사의 폭락은 하너지그룹 내 태양광 계열사인 하너지신필름 주가 폭락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너지신필름 주가폭락의 빌미가 됐던 그룹 내부거래의 자문사가 골딘파이낸셜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파이내셜타임스(FT)는 폭락한 세 기업에 단기 주가급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너지신필름 주가는 2년간 600%나 올랐고 골딘파이낸셜은 올 들어 356%나 치솟았다. 골딘프로퍼티스 역시 3월부터 급등세를 타면서 두달 만에 384%나 뛰었다. 특히 세 회사의 지분은 회장 등 일부 대주주에게 편중된 채 소량의 유통물량이 주가를 움직였다. 하너지신필름은 리허쥔 회장이 75%가량의 지분을 가졌고 골딘파이낸셜과 골딘프로퍼터스도 판수퉁 회장의 지분율이 각각 70%, 65%에 이른다.



FT는 이번 주가폭락 사태의 원인이 홍콩증시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에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증시는 상하한가 제도가 없는데다 주가의 비정상적인 급등락에 대한 제동장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최근 후강퉁으로 본토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자금이 유입하며 주가 급등락이 잇따랐지만 감독당국이 규제할 도구가 없다.

전문가들은 홍콩 증권거래소가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규제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게 결론을 내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폐지한 상하한가폭을 재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주가 급등락시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서킷브레이커 도입만으로 후강퉁에 몰려드는 중국 투기자금을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하너지와 골딘 주가폭락 사태의 원인이 5조위안까지 늘어난 신용거래에 있다고 분석하며 중국 감독당국의 신용거래 축소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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