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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지킴이, 알고보니 도굴꾼

토기 등 230여점 판매 4명 잡혀

문화재 보존활동을 한다며 정부의 지원금까지 받아온 문화재 지킴이 단체 대표가 도자기·토기 등 수백 점을 도굴해 판매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북 지역의 한 문화지킴이 대표 장모(57)씨 등 4명을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 3명은 지난 2008년 1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경북 구미·칠곡 등에서 도자기·토기 등 230여점을 도굴해 팔았다. 그가 훔친 문화재에는 중앙정부 관서명이 기재된 조선시대 초기 '분청 인화 국화문 접시' 등 중요한 문화재가 다수 포함됐다.

장씨는 2008년부터 문화재 지킴이 활동을 하는 단체 대표로 있으면서 문화재 보호와 도굴 방지 등을 위한 명목으로 6년간 5,23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아오면서 이 같은 범행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화재가 오래될수록 가치가 오른다는 점을 노려 훔친 문화재를 개인 박물관에 소장하다가 판매하고 정상적으로 구입한 문화재인 것처럼 허위 매매서류를 준비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입건된 박모(61)씨는 통일신라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가 40억원 상당의 석조여래좌상을 도굴해 200만원에 팔아치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불상을 도굴한 후 무자격자에게 복원을 맡겨 2차 훼손이 발생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훔친 문화재가 도굴된 사실을 알고도 3억3,000만원에 사들인 구미의 한 개인사찰 주지 권모(50)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문화재를 전부 회수하는 한편 매장문화재를 도굴·유통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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