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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9월 14일] 토지주택公 초대 사장의 과제
입력2009-09-13 17:38:21
수정
2009.09.13 17:38:21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출범이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출발은 국민들의 기대 이상으로 파격적이다. 과거 공공기관의 두배가 넘는 24%의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동안 우려됐던 외형적인 통합의 불신을 씻어내겠다는 정부의 실질적이고도 개혁적인 통합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통합 따른 부작용 최소화 시급
가시적인 통합은 이뤘지만 새로운 통합공사의 앞날이 순조로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구조조정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통합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직 운영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 부분에서 초대 사장으로 내정된 이지송 사장에게 기대가 모아진다. 40여년간 정부ㆍ공기업과 학계 등의 건설 분야에서 쌓아온 경륜과 경험으로 통합공사의 난제들을 잘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여러 가지를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원활한 구조조정, 갈등관리와 노사관계 선진화 등을 잘 처리함으로써 통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통합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이 중요한 과제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부채가 55조원에 이르고 있어서 5%의 이자율에서 하루 이자가 75억원이나 된다. 계속적으로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한다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복자산 매각과 같은 단기적 자구책과 함께 부실의 원인과 규모를 명확히 찾아내 보다 근원적인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가와 회계시스템을 투명하게 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현재의 회계시스템은 법원의 원가공개 판결에도 불구하고 주택의 분양원가를 공개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하다.
주택기금과 재정이 투입되는 부문의 투명성을 높여야 할 것이며 민간에서 활용되는 제품별 구분회계제도를 도입해 택지비와 건축비 등 원가를 명료하게 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제품별로 투명한 원가 산정이 가능해져 손익 및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통합은 공사들에서 나타나고 있는 구태를 탈피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통합공사는 토지와 주택을 아우르는 전부동산 부문으로 사업이 확대되는 만큼 비대한 조직에 수반되는 건설비리와 방만한 운영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효율적인 통제 및 위험관리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통합공사의 역할과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보다 큰 차원에서의 환경적 개선도 절실하다. 시장과의 경계를 애매하게 하는 중앙집중식 물량 위주의 주거복지와 평면적인 국토개발 패러다임의 변화도 그 중 하나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 수출로 주목 받고 있는 신도시 개발에 저탄소 녹색 개념을 접목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주택원가 회계시스템 투명하게
새로운 통합공사는 아직 걸음을 떼지 않았지만 시작과 함께 치러야 할 시험들은 산적해 있다. 이 시험을 잘 통과한다면 통합공사는 집장사와 땅장사라는 지금까지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공기업 모델로 국민에게 사랑 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태로 되돌아간다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으로 남게 된다. 국민들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는 이유이다.
종국적으로 통합공사의 미래는 사람이 결정한다. 통합공사의 구성원들이 새로운 사장을 중심으로 어떤 마음과 다짐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통합을 계기로 두 기관의 그동안의 갈등이 새로운 출발을 위한 에너지로 승화되기를 기원한다. 그리하여 통합공사가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데 한 축이 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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