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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1월 20일] 오늘의 미국, 내일의 미국

‘오늘의 미국과 내일의 미국’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오바마 차기 미국 행정부의 출범은 새로운 미국의 시작이자 그동안의 통념들에 대한 파괴의 출발이 될 수 있을까.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워싱턴으로 향하는 통합열차 연설(메릴랜드 볼티모어역)에서 “(이번 선거는 변화의 끝이 아니라) 미국을 바꾸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라며 변화와 개혁을 위한 자신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의 연설은 다양한 수사로 포장돼 있지만 골자만 뽑아내면 지금의 미국은 변화할 필요가 있으며 자신이 바로 이 같은 미국의 요구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증거라는 의미로 읽힌다. 기대와 축복으로 출발하지만 다른 차원으로 보자면 내일의 미국은 오늘까지의 미국과 다를 것이라는 의지의 표명이다. 기실 유색인 오바마가 백인 중심 사회인 미국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다는 점 자체가 오늘의 미국과 내일의 미국을 가르는 역사적 이정표이기도 하다. 전세계가 내일의 미국에 대해 ‘오바마 시대’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이는 이유에는 그동안의 우선순위가 앞으로는 변할 것이라는 예측과 더불어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던 것들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다분하다. 하지만 오바마 당선인이 주창하는 내일의 미국이 오늘의 미국과 선 긋기에 성공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가 백악관 의자에 앉자마자 치러야 할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침체와의 전쟁 결과가 이 같은 선 긋기의 성패를 좌우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안정한 경제상황을 안정궤도로 진입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그가 빚어낼 숱한 사회ㆍ문화적 변화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특히 미국과의 교역에 크게 의존해온 우리는 오바마의 선 긋기가 절대적으로 성공하기를 희망한다. 지금까지 돌아가는 모습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이미 일부 경제학자는 오바마 행정부의 구제금융 지원규모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최소 3조달러 이상 쏟아부을 채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동차 빅3에 대한 맹목적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점잖게 파산을 권고하는 학자도 상당하다. 문제는 빅3 노조가 오바마 행정부의 정치적 기반이라는 점이 걸림돌. 도와주자니 비경제적이라는 지적이 따갑고, 손 떼자니 지지세력을 외면해야 한다. 여기서 갈팡질팡하면 오바마 리더십은 물론 내일의 미국을 위한 선 긋기가 첫발부터 삐걱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영역인 정치와 외교 부문에서는 더더욱 불투명하다. 선거를 통해 유색인 대통령을 선출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절대다수가 백인으로 구성된 기독교 국가이며, 세계를 향해 ‘힘의 정의’를 강요하는 거대 경찰국가다. 오늘의 미국은 아랍권을 포함한 비기독교 국가에 대한 불신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힘의 영향력을 포기하거나 줄이지 않고 있다. 줄긋기의 대상을 넓히기를 솔직히 말해 내일의 미국이 이 같은 기득권을 포기할 것인지를 아직은 기대하기 힘들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바마 시대 초읽기를 앞둔 미국은 그즈음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들에게 열손가락 지문을 찍어야 한다고 강요했다. 테러의 위협에서 미국과 미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현실인식이 바탕이 된 결정이라지만 ‘미국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오바마 시대의 전조등으로는 영 개운치 않다.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국가들 모두가 오늘의 미국보다 내일의 미국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바마의 변화’를 선택한 내일의 미국은 이 같은 점들을 크게 아우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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