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최근 한·미 FTA 발효 1년을 맞아 미국의 중소기업(SME)을 상대로 조사한 영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해 3월15일 발효한 한·미 FTA가 현지 중소기업의 생산ㆍ분배ㆍ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국제무역위원회는 어빙 윌리엄슨 위원장 명의의 보고서에서 “조사 기간 접촉한 대부분 중소기업이 한·미 FTA가 이미 많은 도움이 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믿음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기업은 그러나 아직 적용되는 비관세 장벽과 새로운 행정 부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들 중소기업을 농업(와인, 과일, 감자, 건초 등), 제조업(공구 및 부속품, 항공 부품 등), 서비스(미디어, 소프트웨어 등)으로 나눠 부문별 FTA 이행 전후의 구체적인 혜택과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도전 과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상당수 업체가 다양한 경험을 보고하면서 관세 인하나 영세율 적용 등으로 즉각적인 매출 증가 등의 이득을 보고 있다고 밝힌 반면 일부 회사는 FTA의 완전한 이행에 장기간이 소요돼 잠재적인 이익 성취가 늦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특히 농산물과 관련한 위생 규제 등 비관세 장벽이나 행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한국으로의 수출 기회를 확대하거나 새 무역 관계를 형성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고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이지 않았으나 한 업체는 한국 정부가 선적 때마다 해당 상품이 미국산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1페이지 짜리 원산지 표시 증명서를 첨부하도록 함으로써 ‘행정 비용’이 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제무역위원회는 FTA 발효 후 올해 2월까지 대한국 수출은 392억달러로 전년 동기 423억달러보다 7.2% 줄었으나 한국의 전체 수입도 같은 기간을 비교했을 때 5,346억달러에서 5,165억달러로 3.4%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석유·석탄, 플라스틱, 금속 가공품 등 한국의 생산에 투입되는 상품의 수출 감소가 주요 원인이며 음료 및 담배, 화학, 섬유, 운송 장비 등은 비약적으로 많이 팔려 나갔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4∼12월 서비스 수출액도 특허 및 저작권, 여행 등의 분야에서 호조를 보여 13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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