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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물가안정 등 고려 출구전략 짜야"

반복되는 금융위기 / 김용덕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아시아 외환위기와 10년 만에 재발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과 전개, 원인과 교훈 등을 비교 분석한 뒤 국제금융계와 한국금융이 나갈 길을 제시했다. 저자는 2008년 현직에서 물러난 뒤 초빙학자로 미국에 체류하면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발생과 진행과정을 현지에서 목격했다. 이에 앞서 국내에서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살렸다고 밝히고 있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금융위기는 주기적으로 발생해왔다. 미국 버클리 대학의 배리 아이켄그린과 마이클 보르도 교수에 따르면 1973년부터 1997년까지 23년간 56개국에서 총 139회의 금융위기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는 이전 10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 문제는 단순히 횟수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산업의 발전과 글로벌화로 위기의 영향이 점점 넓어지고 피해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데 있다. 저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아시아 외환위기의 공통적인 요인으로 과잉유동성, 금융회사의 과당경쟁에 따른 무모한 대출과 투자, 지나친 금융자율화와 규제 완화, 금융감독 당국의 감독 역량 부족을 꼽는다. 아울러 금융위기는 본질적으로 우리 인간의 ‘탐욕’, ‘부주의(Carelessness)’,‘망각’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남긴 과제에 대한 처방도 제시한다. G20을 중심으로 한 세계 주요국들의 공조로 위기가 해결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지만 위기 극복과정에서 방만하게 늘어난 유동성을 회수하고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불균형 문제, 물가안정과 자산버블 억제 간 통화정책 목표의 딜레마, 불안전한 환율제도와 국제통화 시스템, 미흡한 거시금융감독 체계 문제 등의 해결을 중장기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금융위기는 재발하고 세계경제의 안정성장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출구전략은 각국이 거시경제상황이나 물가 등을 감안해 자국 실정에 맞게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는 당분간 견고한 세계경제 질서의 실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고 개방된 우리나라가 아시아와 세계경제 발전에 기여해나가기 위한 과제도 제시한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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