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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공포, 비용·편익 따져 대처를"

■ 최악의 시나리오 ■ 캐스 R. 선스타인 지음, 에코리브르 펴냄


벌써 4달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다행히 이제는 사회 전체적으로 감정적 대응보다 냉정한 사고가 자리잡은 모습이다. 이 시점에서 수십 만의 시민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던 광우병의 공포와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다시 한번 곰곰히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 법하다. 마침 광우병, 지구온난화 등 전지구적 재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분석한 책이 출간됐다. 미국 시카고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가 쓴 ‘최악의 시나리오’는 발생할 확률이 미미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큰 타격이 예상되는 재난들에 대한 대처 방법을 다뤘다. 광우병, 테러 등 발생 확률은 낮지만 끔찍한 대재앙이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거나 아예 무시하거나.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막대한 비용이나 대가를 치르며 사전 예방조치를 취할 수도 있고, 상징적 수준의 규제로 그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 사람들은 체험, 분노 등 개인적인 요인으로 위험에 대해 비이성적인 판단을 한다. 가령 미국인들은 9.11 이후 테러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TV를 통해 끔찍한 현장을 보게 된 사람들이 테러의 위험성을 과도하게 판단하게 됐다는 것. 주저앉는 소에 대한 윤리적 학대를 광우병과 연결시킨 PD수첩의 화면이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준 점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의 위험 인식은 다분히 확률 게임을 벗어난다. 이 때문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저자는 ‘비용편익이론’을 해결책으로 내놓는다. ‘편익이 대다수에게 분명하면 사람들은 위험 경고 주장에 대해 더 많은 증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할 것이다. 사람들은 규제에 따르는 각종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면, 최악의 시나리오를 덜 심각하게 받아들인다.(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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