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택 모기지 대출자 구제 계획 발표<br>2012년까지 한차례 상환조건완화 신청도 가능<br>일각 "부실 주택등 포함 안돼 시장안정 역부족"
미국 정부가 4일(현지시간) 총규모 750억 달러에 이르는 주택 모기지 대출자 구제 계획을 발표했다. 이 법이 5일 하원에서 통과되면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CNN머니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정부는 4일 주택담보대출의 상환 이자 수준을 최대 2%까지 낮춰주는 내용 등이 포함된 750억 달러 규모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세부계획을 발표했다.
AP통신은 재 대출 400만 명, 모기지 상환조건 완화 500만 명 등 900만 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숀 도노번 주택장관은 "이번 계획은 집값 하락으로 고통 받고 있는 주택 보유자들의 주택 모기지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경감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모기지 대출을 받았으며 부채가 72만9,750달러 이하인 경우 상환 조건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출자는 현재까지 성실히 이자를 납부하고 현재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대출자들은 2012년까지 한차례 모기지 상환조건 완화를 신청할 수 있다.
대출자들은 모기지 대출기관과 협의해 대출상환 금액을 월 수입의 38%로 낮추면 정부가 이를 31%까지 낮추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대출자들은 최대 5,000달러까지 원금 삭감 혜택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 융자의 경우에는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해당 주택의 모기지를 소유한 경우에 해당하며 대출 총액은 주택 가치의 105%를 넘지 않는다. 신청 기간은 2010년 6월까지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수천 만명이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는 등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헤리티지내셔널모기지의 페이버 레이러 대표는 "이번에도 희망은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입지는 못할 것"이라 말했다.
특히 부동산 리서치 기관인 퍼스트아메리칸코어로직(FAC)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830만 건의 주택모기지가 주택 담보 가치가 모기지 대출금을 밑도는 '언더워터'(underwater) 상태에 놓여 있다.
고가 주택과 부실이 많은 주택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대표적 주택버블 지역인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지의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다. 이들 지역에는 모기지 대출자의 융자금이 주택가치의 150%가 넘는 중이 최고 18.7%에 이른다.
CNN머니는 소송 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출자와 모기지 대출기관이 상환조건 완화에 동의할 경우 모기지 투자자들은 자금회수가 늦춰지면서 손해를 입기 때문이다. 실제 부실 모기지 대출의 60%가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나 프레디맥이 발행하지 않은 모기지담보증권(MBS)에서 발생했다.
모기지은행연합의 데이비드 키틀 회장은 "정부가 마련한 인센티브가 소송으로부터 보호할만한 안전장치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JP모건의 최고경영자인 재미 다이먼은 성명서에서 "이 계획이 주택 보유자, 모기지 서비스업체와 투자자들의 이익을 적절히 조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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