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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세계금융시장, 이번엔 '모노라인發 태풍' 강타

CDO관련 보증채권 1,270억弗 '시한폭탄'<br>서브프라임發 신용위기 능가 가능성 제기<br>사태 장기화땐 채권시장 기능 마비 우려도


미국의 채권보증회사(일명 모노라인) 부실이 글로벌 신용경색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면서 모노라인 발 부실 태풍의 위력에 지구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노라인 부실사태가 악화할 경우 지금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에 일파만파의 충격을 몰고 온 서브프라임 발 신용위기를 능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노라인 부실 사태로 미국 금융시장에 시스템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지난 1998년 헤지펀드인 롱텀캐피널매니지먼트(LTCM) 파산 위기 때에 이어 10년 만에 구제금융까지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모노라인 부실사태의 심각성은 부실의 빠른 전파력과 연쇄적 파급 효과에 있다. 모노라인 부실은 보증채권의 신용도 하락->채권가치 하락 및 투매->채권보유 금융기관 손실->금융시장 경색 등으로 이어진다. 금융시장은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듯 연쇄적으로 후 폭풍에 휩쓸린다. 게다가 모노라인 부실 사태의 장기화는 극단적으로 채권시장의 기능 자체를 마비시키는 재앙적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 모노라인 사태의 출발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부실에서 비롯된다. 서브프라임 관련 파생상품에 보증을 선 모노라인이 채권발행 기관의 채권 디폴트로 빚을 대신 갚아주면서 손실이 쌓인 것이다. 미국 채권보증 시장 규모는 2조4,000억원으로 이중 60%가량이 주ㆍ시정부, 병원, 학교 등 공공기관이 발행한 이른바 지방채인데, 모노라인이 높은 수수료를 겨냥해 CDO(부채담보부증권) 등 파생상품 보증에 손을 댄 것이 화근이다. 모노라인의 손실 발생은 재무구조에 타격을 줘 신용등급 하락으로 연결됐다. 잠재적 부실을 안고 있었던 모노라인 사태가 표면화한 시기는 이때부터다.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지난 19일 미국 제2의 모노라인인 암박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두 단계 강등하면서 이른바 '모노라인 부실사태'가 폭발했다. 여기에다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미국 1위인 MBIA의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1위 및 2위 모노 라인은 현재 신규 채권보증 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는 등 파산위기에 몰렸다. 모노라인 부실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우선 모노라인의 신용 등급이 떨어지면 이들이 보증한 각종 채권의 신용등급도 연쇄적으로 내려간다. 이는 세계 주요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등이 모노라인으로 부터 보증 받은 채권의 가치 하락을 동반한다. 결국 금융기관이 자산 손실 분만큼 상각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메릴린치는 이미 지난 4분기 실적보고를 통해 ACA캐피털이 보증한 채권에 대해 19억 달러를 손실 처리했다. 2조4,000억 달러 규모의 보증채권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은 파생 상품인 구조화채권 6,000달러어치. 특히 1,27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CDO관련 보증채권은 디폴트 위험이 높아 언제 떠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개별 금융 기관들이 모노라인 부실에 노출된 내역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모노라인 업계의 부실 전모도 안개 속에 가려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은행에 대한 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보증 업무는 50개 주정부 소관이어서 일괄적인 부실파악이 어렵다. 이는 서브프라임 부실사태가 지난해 8월 발생했음에도 모노라인 사태가 뒤늦게 표면화한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계 바클레이즈 캐피탈은 모노라인 부실이 지속될 경우 은행권이 최대 1,43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부실을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이다. 금융기관들의 상각처리가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듯 부실보증에 노출된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가량 지속된 서브프라임 발 신용위기로 인한 금융권의 상각처리액이 1,000억 달러에 이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충격의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뉴욕 주정부가 'LTCM식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월가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지난 23일 뉴욕주정부가 월가 금융기관 임원들을 불러 150억 달러규모의 구제금융을 제안했지만, 이튿날 골드만삭스는 실효성이 없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냈다. LTCM 사태의 경우 구제금융 대상이 금융기관 하나에 그쳤으나, 이번에는 부실규모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수의 모노라인을 한꺼번에 구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한 FRB가 98년에 이어 또다시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은 이런 분석에서 비롯된다. ■ 용어해설 모노라인(monoline)은 채무불이행(디폴트) 발생 시 채무자 대신 원리금을 상환해주는 일종의 보험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높은 신용도를 바탕으로 채권발행자의 낮은 등급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채무자는 모노라인 보증을 통해 신용을 보강함으로써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금융채권만 취급한다고 해서 모노라인이라고 부르며, 부동산과 재해 관련 위험까지도 보증하면 멀티라인(multiline)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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