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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3월 17일] 여야 공천심사위에 바란다

6ㆍ2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공천심사위원회(이하 공심위) 구성을 사실상 완료하고 '필승'을 위한 입후보자 물색에 나서면서 정치권이 빠른 속도로 선거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각 당은 공직자 후보 기준을 마련하고 공심위에서 이의 엄격한 적용을 강조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 성범죄 등 파렴치범 ▦ 뇌물 ▦ 불법정치자금 수수 ▦ 경선 부정행위 등 '4대 범죄' 전력자는 벌금형만 받아도 신청하지 못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민주당도 ▦ 뇌물 ▦ 알선수재 ▦ 공금횡령 ▦ 정치자금 ▦ 파렴치범 ▦ 개인비리 ▦ 기타 모든 형사범 중 금고 이상형이 확정된 사람은 심사에서 제외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당내 곳곳서 계파갈등·파열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지난 수십년 동안 투쟁으로 쌓아온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의회정치가 실종된 지도 이미 오래 된 것 같다. 군사정부도 아닌 민간정부에서 이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니 당혹스런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좌우 균형의 국가 정체성도 흔들리고 있다. 극우 보수세력들이 대오를 정비, 전선을 형성하고 있으며 지난 수년 동안 균형감각을 유지하려 했던 진보세력들의 목소리가 희미해지고 있다. 냉전시대 매카시즘의 향수가 다시 고개를 드는 듯하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체감경기는 아직도 바닥권을 맴돌고 있다.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여야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새 인물영입과 공천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야 모두 당내 계파갈등을 안고 있어 극심한 내부 진통도 예상된다. 벌써부터 공천을 둘러싸고 각 당 내에서 파열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성희롱 전력자, 비리 연루자, 철새 정치인 등 도덕성과 정체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인사들이 거론되고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신하고 감동을 주는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한 마음이다. 이제 여야는 문제인식을 명백히 하고 이번 지방선거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방송언론법ㆍ세종시ㆍ4대강 문제 등으로 국민은 지금 너무 지쳤다. 정치권은 국민에게 숨통을 터줄 그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에 여야 공심위에 바란다. 야당은 여당보다 더욱 엄정한 공천기준으로 6ㆍ2 지방선거에 임해야 한다. 여기에는 도덕성이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자신을 버리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나아갈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공천절차의 민주성과 참여를 확대시키고 '시민공천배심원제' 등 유용한 공천제도를 십분 활용하길 바란다. 그러나 '정적 제거용'이라는 논란을 없애기 위해 배심원단 선정기준과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시민공천배심원제 적극 활용을 공천과정에서 야권은 정파 간 이해관계를 넘어 야4당과 시민세력이 주도하는 후보연대로 후보 단일화를 도모하고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배출해야 한다. 건강한 야당과 참신한 후보가 있을 때 우리 정치는 한 단계 더 성숙할 것이다. 끝으로 여야는 유불리에 따라 지역을 수시로 바꾸는 '보따리장수 정치인'들을 척결해야 한다. 일시적으로는 잔꾀와 임기응변이 통할지 모르지만 국민은 멍청하지 않다. 지금 국민은 각 정치인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6ㆍ2 지방선거는 현 정부의 지난 2년 반을 평가하는 중요한 선거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는 여야 공심위의 역할, 특히 야당의 공천심사 과정에 주목한다. 정치권의 도덕성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공천심사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 참신한 인사의 정치권 수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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