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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경제팀 총체적 난국

HSBC PMI 예비치 48.3<br>지난달보다 경기 더 위축<br>수출입 증가율까지 급감<br>2분기 둔화 우려 현실로



중국의 리커창(사진) 총리 경제팀이 출발 5개월 만에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물가ㆍ소비ㆍ투자ㆍ생산 등에 이어 최후의 보루인 수출까지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 2ㆍ4분기에 중국 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확신으로 굳어지고 있다.

20일 발표된 중국의 6월 HSBC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8.3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망치 49.1에 못 미치는 것이다. 또 지난달 HSBC PMI가 49.2를 기록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며 경기수축을 나타낸 셈이다.

이날 신화통신 계열인 중국 경제참고보는 '리커창지수 내리막'이라는 기사에서 중국 경기가 일시적 충격에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게 아니라 거시 패러다임 자체가 고성장에서 안정적 성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참고보는 지난 2010년부터 공업전기 사용량, 은행 중장기 대출, 철도화물 수송량을 종합해 만든 리커창지수가 4.02%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관영매체 계열사가 리커창지수를 언급하며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3ㆍ4분기를 바닥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올해 상반기 내내 주춤거리고 있다. 산업 부가가치와 고정자산 투자가 예상에 못 미치고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예상치를 밑돌며 내수경기에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5월 산업 부가가치는 전년동기 대비 9.2% 증가에 그쳤고 고정자산 투자는 20.4%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리커창 경제팀이 지수로 만든 5월 공업전기 사용량도 전년동기 대비 5.0% 증가에 머물며 전달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수출입지표의 예상 밖 부진이다. 5월 중 수출은 1,827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고 수입은 1,623억4,000만달러로 오히려 0.3% 줄었다. 무역수지가 204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입 증가율이 급감하며 글로벌 수요둔화에 중국이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처럼 중국 거시경제의 바로미터인 리커창지수가 바닥에 머물며 2ㆍ4분기 중국 성장률 전망은 추가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HSBC는 19일 올해와 내년 중국의 GDP 성장률이 모두 7.4%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전망치에서 각각 0.8%포인트, 1%포인트나 하향 조정된 것이다. 취홍빈 HSBC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7.8% 수준"이라며 "중국의 성장률이 8%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은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는 시진핑 지도부의 일부 개혁조치가 중국의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내년까지 성장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성장률은 오는 2015년부터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속적이고 강한 성장'에 대한 리 총리의 자신감이 부진한 경제지표로 상처를 입으며 단기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인민은행 등 중국 당국은 금리인하 카드에 부정적이라는 게 대다수의 분석이다. 주택 가격 상승, 그림자금융 리스크, 지방정부 부채, 기업 과잉생산 등의 리스크로 자칫 금리인하는 중국 경제를 구조적 악순환의 늪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의 5월 광의통화(M2) 증가율은 15.8%로 중국 정부가 내세운 목표치인 13%보다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판젠핑 중국국가정보센터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하는 시중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 가격을 더 뛰게 하고 실물경제 악화를 부추길 수 있다"며 "감세, 소득분배 개선 등 개혁과제에 속도를 붙이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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