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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안 해법] <3> 경제 연구원장에게 듣는다
입력2006-08-02 16:38:51
수정
2006.08.02 16:38:51
소모적 경기논쟁을 보며
올해 하반기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또다시 경기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정부는 경기가 일시적인 조정을 보인 후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소프트패치를 낙관하고 있는 반면, 일부 민간 부문에서는 경기가 다시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비관론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경기 논쟁이 연례행사처럼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실물경제의 순환이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고성장기에는 2~4년간의 확장기와 1~2년간의 수축기가 반복되는 정상적인 순환을 보였으나, 외환위기를 겪고 난 2000년대 이후에는 경기순환 주기가 모호해지고 있다.
지표 희비에 얽매일 필요 없어
경기수축이 3년 이상 지속되는 이례적인 현상 속에서 사실상 짧은 단기순환만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12월 고점 이후의 경기 흐름을 단기순환의 시각에서 보면 수축(7개월)→확장(7개월)→수축(14개월)→확장(15개월)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행인 점은 순환 주기가 점차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경기 흐름이 수출 주도에서 소비 주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7분기 연속 소비증가율 감소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경기 흐름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소모적인 경기 논쟁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경기의 중장기적 방향성이 아직 확실히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정확한 진단일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형 장기불황이나 남미형 경기 추락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다만 현재와 같은 4%대의 소비 증가로는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개선되기에는 역부족이다. 국민 누구나 경기가 선뜻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봐야 한다.
소비가 안정적인 증가세로 돌아서서 경기 회복의 교두보가 확보됐다는 것은 일단은 긍정적이다. 설비 투자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설비 투자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국내기계 수주도 두 자리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은 세계 경제의 고성장 지속에 힘입어 예상보다 강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일본과 유럽연합(EU)의 경기가 점차 회복되고 중남미, 동유럽 지역 등으로의 강한 수출신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세계 시장 수요도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완만하나마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업들은 고유가와 원화 강세를 비교적 잘 견뎌내고 있다. 문제는 수출기업, 특히 중소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고 또한 경기회복세가 누적돼 경제의 전부문으로 확산되는 것이 구조적으로 제약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의 순환 측면에서 보면 생산의 고용 창출 효과, 고용의 소득 증대 효과, 소득의 소비 진작 효과가 과거 고성장시대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노동절약적 산업구조로의 이행, 고용의 안정성 하락 등이 그 원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이 진행되면서 세계 경제의 질서가 바뀌고 있다. 우리는 이를 한국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단기적인 경제지표의 희비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대비하고 세계를 내다보는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과 산업경쟁력 강화에 더욱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잠재력 키워 미래 대비를
즉 기술 혁신과 인적자원 개발을 통해 혁신 역량을 증대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와 불합리한 국내 제도의 개선을 통해 경쟁적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우리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시장의 외연을 확대하기에 좋은 기회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성공시킴으로써 우리 산업의 선진화와 고도화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 한미 FTA는 향후 우리 기업의 글로벌생산네트워크를 확충하고 부품·소재 및 지식서비스산업 등의 발전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반을 넓히고 일자리를 더 많이 늘려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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