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모던 보이' 개봉 앞둔 김혜수 "여주인공 '조난실'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나요"'타짜' 정마담 이미지 벗고 1930년대 신여성 디자이너 연기작품 고를땐 시나리오·감독 우선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만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그 사람이 주변을 밝게 만드는 까닭은 뭘까. 별스럽지 않은 말에도 쉽게 웃음을 터뜨리는 그들의 낙천적인 성격 때문은 아닌가 싶다. 배우 김혜수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관능의 여신’으로 추앙 받고 있는 그녀. 하지만 실제 만나 보니 오히려 장난끼 가득한 ‘미소년’에 가까웠다. ‘타짜’의 정마담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였다. 신작 ‘모던보이’ 개봉을 앞두고 지난 24일 삼청동 카페 리하우스에서 그녀를 만나 삶과 예술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모던보이’가 곧 개봉하죠. “설레고 기대 되요. 모던보이는 1930년대 경성(서울)을 배경으로 그 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운명을 가진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에요.” -작품 속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는데 본인 연기에 만족하나요. “데뷔한지 20년이 넘었어요. 제 연기를 어떻게 스스로 평가 하겠어요. 배우가 본인 연기에 만족하는 건 어려운 일이죠. 한 작품씩 더할 때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성숙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연기 변식에 능해 ‘팔색조’라는 소릴 듣는데요. “직접 제 앞에서 연기 변신에 능하다고 하는 분들은 없었어요(웃음). 2002년 이후 다양한 장르에 출연해서 그렇게 말하나 봐요. 동어반복적인 캐릭터만 하다가 다른 역할들을 시도했던 게 연기 변신이라면 틀린 말도 아니라고 봐요.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저는 참 운이 좋은 배우죠.” -시대극답게 영화가 무척 사실적이던데요. “컴퓨터그래픽(CG)이 너무 훌륭하게 나왔더라고요. 미술ㆍ분장ㆍ소품ㆍ의상ㆍ엑스트라 등 거의 모든 스텝들이 성실하게 작업한 결과죠. 가장 큰 덕을 본 건 아마도 제가 아닌가 싶어요. 제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할 수 있었어요.” -당시 시대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기 어려웠을텐데. “처음엔 그 시대 비주얼이 입체적으로 안 그려졌어요. 인터넷과 도서관에서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찾아서 참고했죠. 정말 공부 많이 한 셈이죠. 동영상과 사진 자료를 통해 1930년대 경성의 이미지를 그릴 수 있었죠.” -구체적으로 어떤 공부를 하셨나요. “최승희, 윤심덕 등 당시의 신여성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사료를 찾아서 참고했죠. 특히 안중근 선생님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분들 말고도 참 많은 분들이 격동의 시대를 모던하게 사셨다는 걸 알게 됐죠.” -여주인공 ‘조난실’은 양장점 디자이너죠. “그 시대의 옷들이 너무 아름다워요. 저희 스텝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시면 놀라실 거에요. 의상팀은 실크와 쉬폰 소재의 옷을 염색할 때도 모든 것을 수작업으로 처리했죠. 영화에는 안 나오는데 제가 입었던 속옷도 다 수작업으로 이뤄진 것들이죠. 개인적으로 1920~1930년대 옷들을 경매로 구입해 소장하고 있을 정도에요.” -베스트 드레서로 유명하시죠. “제 스타일리스트 덕분이죠(웃음). 물론 제가 어떤 순간 어떤 옷을 원하는지 그리고 잘 어울리는 지 잘 아는 분이에요. 그렇다고 모든 것을 그분에게 맡기진 않아요. 제 일을 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맡기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조난실에 딱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으시는데. “그녀는 강인한 여성이에요. 깨어있는 신여성인데도 사랑스럽고요. 전 그렇게 강한 성격이 못돼요. 그녀가 저보다 훨씬 위대하죠.” -영화 후반부가 애절하던데요. “사랑과 조국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조난실은 정말로 애처로운 캐릭터죠. 그녀만 생각하면 아직도 감정이 북받쳐 오르곤 해요. 엄청난 고통을 받았을 거….”(그녀는 이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이 여주인공과 같은 처지였다면 어떠했을까요. “그 시대를 살았다 해도 조난실처럼 대범한 여성은 못됐을 거 같아요. 하지만 영화 속에서 조난실이 폭탄을 터트리는 장면에서 해명(박해일)의 손을 잡고 살기 위해 뛰어 나가고 싶은 기분도 들었어요.” -박해일과 러브씬을 찍을 때 술을 마시고 촬영했다죠. “서로 싸우고 화해를 하는 장면인데 거나하게 취한 상황을 연기했어야 했죠. 술 마시고 연기한 건 처음이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술 취해서 시작한 그 씬은 결국 술이 깨면서 자연스럽게 끝났죠.” -술 좋아하시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믿으실지는 모르겠지만요, 술 맛을 잘 모르겠어요. 마실 수는 있지만, 평소 잘 안마셔요. 도대체 무슨 맛인지…”(웃음). -같은 날 조승우씨가 주연한 ‘고고70’이 개봉하죠?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옛 애인과 현재 애인을 만나는 기분이랄까요. 과거의 애인도 행복하고 나도 지금의 연인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그녀는 2006년 ‘타짜’에서 조승우와 호흡을 맞췄다)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동안’이시네요.(그녀는 올해 39살이다) “밖에 나갈 때 꽃 단장하고 나가니까 그렇게 보이는 거에요(웃음). 두 달에 한번 정도 피부과도 가죠. 전 늘 젊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지 않으려고 해요. 물론 여자인 이상 아름답고 우아하게 늙고 싶은 열망이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멋진 몸매가 혹독한 운동으로 다져진 건 아닌지요. “놀라시겠지만, 전 운동을 전혀 안 해요. 전에 해보긴 했는데 꾸준히 하기 어렵더라고요. 지금은 어떤 운동도 하지 않는답니다.” -그러면 쉴 때는 무얼 하고 지내시죠. “하고 싶은 거 해요. 일부러 멍청하게 시간을 보내는 거 싫어하죠. 보고 싶으면 보고, 듣고 싶으면 듣고, 그리고 싶으면 그림도 그리고….” -그림 그리신다고 들었어요. “제 그림이 몇 개인지 세어보지 않았어요(웃음). 그저 그림이나 한번 그려볼까 하고 생각되면 그냥 그려요. 캔버스 말고도 도화지 등 그냥 아무 곳에나 마음 가는대로 그리죠.” -모 잡지를 통해 그림 2점이 공개 되기도 했죠. “공개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요. 전시를 하냐고 묻기도 하는데, 절대 그런 계획은 없어요.” -좋아하는 작가는요. “달리, 르네 마그리뜨, 뭉크, 클림프트…. 이루다 꼽을 수 없죠.” -본인이 출연했던 영화나 드라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요. “다 애착이 가죠. 작품을 찍는 그 순간은 나에게 한번 뿐인 소중한 순간이기 때문이죠.” -최근 뉴욕에도 다녀왔는데요. 할리우드 등 해외 진출 계획은요. “언어 문제도 있고 솔직히 쉽지 않죠. 물론 기회가 왔을 때 마다할 이유는 없겠죠. 하지만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해서 일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작품을 선택할 때 우선 순위는 뭔가요. “당연히 시나리오죠. 시나리오가 무슨 얘기를 하고 어떤 캐릭터이고 저에게 매혹적이냐 그렇지 않냐가 중요해요. 그리고 나서 감독님과 상대 배우를 보게 되죠.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님이 있는데 ‘김혜수, XX감독에게 공개 프로포즈’라는 식으로 기사가 나올까 겁나서 말씀 못 드리겠어요.”(웃음)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입 벌리고 있는 아이 '코 막힘' 때문 ▶ [리빙 앤 조이] 10월, 유방암 인식의 달 ▶ [리빙 앤 조이] 이름짓기에 관한 모든 것 ▶ [리빙 앤 조이] 역대 대통령과 재벌 그룹의 이름 풀이 ▶ [리빙 앤 조이] 소상공인을 위한 상호 작명 요령 ▶ [리빙 앤 조이] '천상의 맛'이 온다 ▶ [리빙 앤 조이] 워커힐 '집시문' ▶ [리빙 앤 조이] '모던 보이' 개봉 앞둔 김혜수 ▶ [리빙 앤 조이] 영화 '모던 보이'는…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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