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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교육강화' 논란 가열

교육현장 "학급당 학생수등 인프라가 문제"<br>학부모 "말대로 된다면 좋겠지만…" 의구심<br>학원가 "사교육비 부담 오히려 늘어날수도"

“공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인수위 말대로 되면야 사교육비가 줄어드니 좋겠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에 대해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실현방안을 두고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인수위 구상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학부모들은 ‘과연 잘 될까’라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수위의 ‘장밋빛 청사진’대로 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서둘지 말고 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면서 단계적으로 실현해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조자룡 전국영어교사모임 사무총장은 “말하기 중심의 영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인수위의 방침대로 실현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교육 인프라 등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말하기ㆍ쓰기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학급당 학생 수가 15~20명이어야 하는데 2년 만에 줄이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30.2명, 중학교 35.0명, 일반계고 34.3명, 전문계고 30.1명 등으로 지금까지 학급당 학생수가 평균 12명 감소하는 데 초등학교는 17년, 중학교와 일반계고는 각각 12년 정도가 걸렸다. 학부모들 역시 ‘학교 수업만으로도 영어 문제는 해결하겠다’는 인수위 주장에 공감은 하면서도 현실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함주미(48ㆍ청담동)씨는 “아무리 그래도 사교육을 안 시킬 수 있겠냐”며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아이를) 더 뛰어나게 만들려는 게 부모 욕심인데…”라고 말했다. 결국 대학 서열화로 대변되는 한국 입시제도 안에서 ‘영어 공교육 강화’는 일부 곁가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실제 영어로 이뤄지고 있는 서울시내 한 외국어학원 회화수업을 통해 들여다본 인수위 구상은 어떨까.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 2학년까지 12명의 아이들이 모인 동대문구 휘경동 A외국어학원의 한 교실. 5년 경력의 베테랑 강사 벨린다(Belinda)가 스코틀랜드 네스호(湖)에 있다고 하는 괴수 네시(Nessie)에 대한 기사를 읽어나갔다. “Read the article… ‘The Loch Ness Monster’…what is the mystery?” 레벨 테스트를 거친 주니어 우수 수강생들만 모였다고 하지만 강사의 질문에 답하는 아이들은 불과 2~3명. 숨은 그림(hidden pictures) 찾기 때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단기 해외 연수라도 다녀온 몇몇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수업에 버거워 하는 표정들이었다. 사교육 시장을 잡겠다는 ‘당찬 포부’에 대한 학원가의 반응은 어떨까. 학원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학원 관계자는 “학원 수업 방식을 현실적으로 학교에 도입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사교육 시장이 줄어드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사 그렇다고 해도 학원은 해외 석ㆍ박사 등 더 우수한 인재를 데려와 한 단계 높은 교육을 추구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비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어학원의 이경로 원장의 지적도 비슷하다. 이 원장은 “학부모들이 영어 사교육을 강조하는 원인에 대한 파악부터 잘못하고 있다”며 “단순히 영어 회화가 아니라 해외 유학 등 타깃(목적)이 다른 사교육 시장의 수요를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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