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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측 대표로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한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인사를 나눴지만 단독면담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최 비서는 3일 오전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퍼레이드(열병식) 참관에 앞서 고궁박물관 내에 있는 돤먼(端門) 남쪽 광장에서 시 주석 내외의 영접을 받고 악수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이어 다른 국가 정상들과 함께 톈안먼 성루로 이동한 최 비서는 앞 열의 오른쪽 끝쪽에 자리를 잡았다. 시 주석 우측 두 번째에 박근혜 대통령이 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최 비서는 지난 2일 저녁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이뤄진 시 주석과 각국 대표단과의 단체 접견 행사에 이어 시 주석 내외가 마련한 공연 관람을 겸한 환영 만찬에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영 만찬에서도 박 대통령은 헤드테이블 쪽에 앉은 반면 최 비서는 무대에서 가까운 끝자리에 배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과 최 비서는 그러나 이틀에 걸쳐 인사만 나눴을 뿐 별도의 개별면담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 비서가 별도로 조우하거나 인사하는 기회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최 비서가 북한 특별기(전용기)가 아닌 일반항공기를 이용해 베이징에 도착한 점에 미뤄볼 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이 아니라는 의미이며 김정은의 친서도 가져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또 북한이 지난 5월 러시아 전승절 행사 때는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보냈으나 이번에는 격이 낮은 최 비서를 보낸 것은 중국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 비서와 시 주석이 단독으로 회동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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