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지나친 사업영역 확대로 부채 증가 더 방치못해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10년 동안 흐지부지된 공룡의 구조조정, 이번엔 정말 칼 대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공기업 구조조정 포커스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의 집행기관으로 양 축을 담당한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다. 주공은 '부동산정책'에 올인했던 참여정부 5년간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공기업이다. 이 기간 동안 주공의 인력은 무려 1,170명이나 늘어났으며 공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김준기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노무현 정부가 국민임대주택 100만가구 공급 계획을 밝히면서 주공의 기능이 최근 5년간 급작스럽게 늘어났다"며 "주공은 토공과 많은 부분에서 중복되기 때문에 기능을 재조정하고 통합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의 주타깃은 '주공'=새 정부가 주공과 토공의 통합보다 규모를 줄이는 일에 먼저 착수한 이유는 현재 양 기관을 합치기에는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합에 대한 논의보다는 중복되는 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슬림화 작업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판교신도시 중대형 분양의 경우 당초 민간에 매각할 방침이었지만 주공이 모두 담당했고 IMF 외환위기 이후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임대아파트 관리업무도 사실상 주공으로 환원된 상태다. 2기 신도시를 대표하는 파주신도시 시행도 토공이 아닌 주공이 맡아 본격적인 대규모 택지개발에도 발을 담근 상태다. 때문에 인수위와 건설교통부가 구조조정의 포커스를 토공보다는 주공에 맞춘 것도 이 같은 주공의 지나친 업역 확대를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된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논리' 개입 없애야=토공 역시 편치는 않다. 인수위가 공공기관간 경쟁, 공공-민간컨소시엄간 경쟁, 완전경쟁이라는 3단계 공공택지 개발 경쟁 로드맵을 밝히면서 토공 조직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토공이 주요 수익창출 수단인 택지개발을 위해 주공과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체계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되면서 주공과 토공은 살아남기 위한 대응논리 개발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토공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별도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구조조정과 통합에 따른 대응전략을 모색 중이다. 주공 역시 최근 회사는 물론 노조까지 나서 새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공과 토공은 지금까지 건교부보다 더 무서운 '슈퍼 갑(甲)'으로 불려왔다"며 "구조조정이 또다시 정치논리에 의해 흐지부지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8/01/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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