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개통예정인 지하철9호선 가양~등촌삼거리역 구간은 서울 강서권의 중심축이다. 강서구를 동서로 관통하는 공항로와 가양대교로 연결되는 화곡로를 축으로 크고 작은 아파트촌이 형성된 곳이다. 김포공항과 여의도ㆍ도심을 연결하는 길목임에도 그동안 이 일대는 마땅한 지하철망이 없어 주거지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기에 10~20평형대 소형아파트촌인 가양지구를 제외하면 대부분 100~200가구 규모의 미니재건축아파트라는 점도 대단지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의 관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지하철이 개통되면 주거여건은 크게 달라진다. 김포공항이나 여의도는 물론 강남권까지 곧바로 연결돼 주거지로서의 가치가 한단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3월을 기점으로 그동안 잠잠하던 이 일대 집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왔다. 정부의 3ㆍ30대책 이후 강남권 집값이 한풀 꺾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염창동 삼성한마음의 경우 연초 2억7,000만원 안팎이었던 시세가 3억2,000만~4억원선으로 최고 1억원 이상 뛰었다. 지난 4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염창2차 한화꿈에그린 역시 2개월여만에 3,000만~4,000만원 정도 올랐다. 등촌동 일대 아파트도 비슷한 가격 흐름세다. 대동황토방2차가 불과 4개월여만에 1억원 이상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등 신설 역 주변 아파트들이 올들어 적게는 2,000만~3,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안팎의 집값 오름세를 타고 있다. 심지어 가양동 강나루2차현대 43평형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4억원대 초반이던 시세가 지금은 6억원에 육박한다. 염창동 Y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는 별다른 유해시설이 없는데도 집값이 오르지 않았지만 지하철 개통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면서 값도 오르고 있다”며 “개별 단지 규모들이 작다 보니 매물이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단기간의 집값 상승에는 지하철 개통이라는 호재 외에 일부 단지 주민들의 인위적인 가격 끌어올리기도 한몫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등촌동 A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별다른 가격 변동이 없다가 최근 3~4개월동안 집값이 지나치게 올랐다"며 "이때문에 일부 아파트는 매도-매수자간 호가가 1억원 이상 벌어지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아파트 단지들의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가양지구내 도개공아파트들은 시세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중고층 단지인데다 대부분 지은지 10년이 조금 지나 현실적으로 재건축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10~20평형대 소형평형으로 구성돼 있어 서민주거지라는 인상이 강하다는게 주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가양동 B공인측은 “서울시가 가양지구를 개발하면서 소형아파트로만 지은 것이 결과적으로 이일대의 가치를 떨어뜨린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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