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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 이슈] 라탄 타타 타타그룹 회장

세계 최저가車 개발 성공… 공룡기업 잇단 인수…<br>글로벌 시장 선도 '거침없는 행보'<br>中경제성장 벤치마킹 "타타가 못할 것 없다"<br>10년만에 시총728억弗 거대기업으로 키워내<br>올 70세… 후계자 없어 경영승계가 최대 고민


지난 10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오토 엑스포에서 라탄 나발 타타(70) 타타그룹 회장은 10만루피(234만원)의 역대 최저가차 '나노'를 공개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을 비롯, 세계 언론들이 이를 '자동차의 혁명'이라며 찬사를 쏟아내자 그는 "약속을 지킨 것 뿐"이라며 "나노는 혁명이 나니라, 진화"라고 겸손해 했다. 타나 회장은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해 4월 네덜란드ㆍ영국 합작의 철강기업 코러스를 130억달러에 사들였고, 6월에는 미국 포드 자동차의 고급브랜드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수할 의향을 밝혔다. 아울러 새해 초 그는 세계 최저가 승용차 '나노'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 인도 최대 기업 타타의 위상을 드러냈다. 그의 업적은 크게 두갈래로 설명된다. 우선 나노의 출시로 그간 초저가차 생산에 회의적이던 시장의 인식을 뒤집고 이머징 마켓의 무한한 잠재수요를 발견했다. 다음으로 중국의 성장을 벤치마킹해 강력한 추진력과 대규모 인수ㆍ합병(M&A)을 바탕으로 10년 전만 해도 인지도가 미미했던 타타그룹을 현재 시가총액 728억달러의 거대기업으로 키워냈다. 올해로 일흔의 나이에 접어든 그는 급격한 인도 경제성장과 함께 숨겨진 인도 기업의 불굴의 의지를 드러낸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 2003년 타타 회장이 10만루피 상당의 초저가차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을 때 시장 관계자들은 그를 조롱했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초저가의 자동차를 생산, 판매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타 나노의 개발이 가시화되자 경쟁사들은 긴장했다. 먼저 지난해 4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인도 바자즈 오토와 손잡고 3,000달러의 저가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포드ㆍ폴크스바겐ㆍ피아트 등이 잇따라 저가차 생산을 발표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지는 "나노는 스쿠터나 오토바이 한대에 엉켜서 이동하는 인도 각 가정에 안전한 교통수단을 제공하겠다는 그의 발상에서 시작했다"며 "이는 타타 개인에게도 큰 성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인구 10억의 인도시장에서 1000명의 8명 꼴로 극히 저조한 수준인 인도 자동차 보유율이 나노의 출시로 매년 늘어날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중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4년전부터 중국의 경제성장을 집중 모니터링 하는 전담기획 파트를 신설했다. 미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타타 회장은 "중국이 짓는 항만이나 도로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사람들은 이를 과하다며 비판했지만 중국은 늘 거기서 더 성장했다"며 "타타라고 못할 건 없지 않나"고 밝혔다. 타타 회장은 타타그룹이 10년전 재정위기에 처했을 때 과감한 다운사이징을 시도했다. 그는 당시 7만8,000명의 타타 직원들 중 4만명을 해고시켰고, 화장품ㆍ페인트 등 부수적인 사업들을 모두 폐쇄했다. 그의 선택은 M&A였다. 2003년 타타는 대우 자동차 트럭 부문을 인수했다. 이듬해 해저 통신케이블 회사인 타이코를 1억3,000만달러에 사들여 타타를 세계 최대 국제전화 사업자로 만들었다. 유럽 철강기업 코러스의 인수는 인도 사상 최대규모의 M&A였다.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인수 가능성은 벌써부터 시장을 들썩이고 있다. 라탄 회장은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성품의 소유자다. 그는 출장을 갈때도 여러 수행원들을 거느리는 여느 대기업 총수와 달리 혼자 전용기를 타고 이동한다. 씀씀이도 검소한 편인 그는 매일 아침 1만2,500달러짜리 타타 인디고 마리나 웨건을 타고 출근한다. 주변인들은 그러나 그를 '터프가이'라로 부른다. 타타 자동차 노조원들이 무력시위를 벌였을 때 그는 "한발짝도 움직일지 않을것이니 총을 치우거나 방아쇠를 당겨야 할 것"이라고 말한 일화가 있다. 타타 회장의 집안은 800여년전 인도로 이주한 페르시아인 혈통의 파르시 족 계열이다. 그의 고독한 성격은 불행했던 유년시절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7살 때 부모의 이혼으로 그는 조부모의 밑에서 자랐다. 이후 미국 코넬대에서 공부한 뒤 IBM의 제의를 거절하고 62년 타타에 입사했다. 지난달 28일 70번째 생일을 맞은 그는 4~5년안에 은퇴를 결심했다. 그의 현재 가장 큰 고민은 경영승계다. 그는 미혼인데다 슬하에 자식도 없어 자신의 뒤를 이을 타타그룹의 후계자를 찾지 못한 것이다. 그의 형제들은 대부분이 기업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 후계자가 있다한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타타를 이끌 정도의 실력을 검증할 시간적 여유도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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