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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서울시장 후보에 정몽준] 친박 퇴조 가속화 … 靑, 선거 후 국정운영 부담 커질 수도

鄭, 득표율 71%로 '朴心' 업은 김황식에 압승

박원순과 여야 잠룡대결 … 대선 전초전 될듯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부인 김영명씨가 정 후보의 후보 수락 연설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욱기자

비박근혜계인 정몽준 의원이 그동안 '박심(朴心)' 논란을 일으키며 친박근혜계 주류의 지원을 받아온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꺾고 6·4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6·4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특별시장 자리를 놓고 정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새누리당은 12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대회를 열어 정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공식 확정했다. 정 의원은 총 3,198표(선거인단 2,657표, 여론조사 541표)를 얻어 김 전 총리(958표)와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342표)을 각각 큰 표 차로 따돌렸다. 이날 경선장에는 총 1만675명(국민선거인단 3,745명, 당원 4,162명, 대의원 2,768명)의 선거인단 중 3,598명(투표율 33.7%)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여론조사(899표)를 합쳐 전체 투표자는 4,497명이었다.

◇친박계 퇴조 두드러져=새누리당은 비박근혜계인 정 의원이 친박근혜계 주류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지원한 김 전 총리와 전통적인 친박인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압도적 표 차로 누름으로써 서울에서마저 친박계의 몰락 현상이 이어졌다. 정 의원의 득표율이 무려 71.1%에 달한 반면 김 전 총리는 21.3%, 이 최고위원은 7.6%에 그쳤다. 김 전 총리는 지난 3월14일 미국에서 귀국해 "역전 굿바이 히트를 치겠다"며 경선에 도전하며 풍부한 공직 경험과 호남 출신을 내세워 표의 확장성을 내세웠으나 현실 정치의 높은 벽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 최고위원 역시 친박에다 경제전문가라는 특징을 내세웠으나 어필하지 못했다. 김 전 총리와 이 최고위원의 단일화 협상이 막판 무산된 것도 친박계 실패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친박계의 정치적 타격과 함께 6·4 지방선거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경선은 '2:3:3:2 방식(대의원 투표 20%, 당원 투표 30%, 국민선거인단 투표 30%, 여론조사 20%)'이어서 친박계 표가 뭉칠 경우 조직표에서 앞서는 김 전 총리가 유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연계된 친박계 주류의 압도적 지원에도 김 전 총리가 크게 패했다는 점에서 친박계의 퇴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당원들이 박심보다는 인물을 보고 투표한 것"이라며 "김 전 총리는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도왔으나 현장 투표자들은 다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6·4 서울시장 선거는 대선 전초전=현역 최다선(7선)인 정 의원과 새정치연합 후보인 박 시장 모두 여야의 잠룡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1,000만명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연간 예산 20조원, 공무원 5만명을 움직이는 '소통령'인 서울시장이 차지하는 정치적 위상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6·4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는 후보는 비록 두 후보 모두 "차기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2017년 대선에서 유력 후보로 떠오를 것이라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 의원이 이날 "임기 4년을 열심히 재밌게 하면서 마치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나 정 의원이 시장에 당선될 경우 차기 대선에서 여권의 차출 가능성이 높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정 의원이 임기를 채우겠다고 했으나 서울시장 도전 자체가 대권을 향한 징검다리라는 분석이 있고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대선주자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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