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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中 경제 전반에 냉기류… 경착륙 우려 고개

성장률 둔화·무역흑자 급감등 고속성장세 급제동<br>제조업메카 원저우공단은 '줄도산 공포'로 뒤숭숭<br>中정부 稅혜택·증시부양책등 '연착륙 유도' 총력

중국의 지난 6월 무역수지가 전년동기 대비 20% 감소한 가운데 저장(浙江)성 닝보(寧波)항에 세계최대 해운회사 머스크시랜드사의 컨테이너박스가 수북하게 쌓여있다. 저장성=AP연합뉴스



"올해 내내 정신 없이 일했는데 하나도 남는 게 없습니다." 중국 남부 원저우(温州)에서 대규모 신발공장을 경영하는 셰푸청(谢福成) 사장은 올들어 급격 위축된 수출실적과 이윤압박으로 고민하다가 결국 공장을 팔기로 결심했다. 한때 '중국 제조업의 메카'로 불리기도 했던 원저우 공단의 분위기가 요즘 '줄도산' 공포로 흉흉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원저우 지역에는 30만여 만개의 제조업체가 있는데, 이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6만여개 업체가 도산 직전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廣州)를 중심으로 한 주장(珠江)삼각주의 공업단지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경기의 급강하와 수출 둔화로 지난해 3,000개가 넘던 신발수출 업체 가운데 1,500여개가 소리소문 없이 문을 닫았고, 남은 업체도 언젠가 같은 운명을 맞게 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하강 현상은 원저우와 주장지역처럼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다. 올들어 국제유가 급등과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되고, 무역흑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시장과 증권시장은 침체국면에 접어들었고, 올림픽 이후 핫머니의 대거 유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올들어 중국경제는 뚜렷하게 성장률 저하현상을 보이고 있다. 연초 남부 지역을 강타한 폭설에 이은 지진ㆍ폭우 등 자연재해의 악재에다 유가급등과 전세계적인 경기둔화, 베트남 등 신흥시장의 금융위험 확대 등 외부 악재가 중첩되면서 지난 5년간 고도성장을 구가해온 중국 경제가 급격하게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중국국가정보센터는 지난해 11.9%의 초고속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경제 성장률이 10.3%로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세계은행과 글로벌인사이트는 올해 중국의 GDP증가율을 9.8%로, 국제금융기금(IMF)는 9.3%로 각각 예상했다. 9%의 성장률은 높은 수준이지만, 고속 질주해온 차량에 급제동이 걸릴 때 나타나는 속도 체감 현상이 경제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기업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냉각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중국인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중국의 경기과열지수는 12.3%로 지난해 4ㆍ4분기의 18.4%와 올해 1ㆍ4분기의 14.4%에 이어 하향추세를 나타냈다. 또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 기업신뢰지수는 134.8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포인트와 8.3포인트씩 내려갔다. 인민은행이 발표한 6월 현재 통화공급량과 신규대출잔액 증가폭은 각각 전월 대비 3.4%포인트와 0.74%포인트씩 낮아졌고, 오는 18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7.1%가량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의 무역흑자 급감은 '무역대국 중국'의 입지를 불안케 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무역 흑자 총액은 213억5,000만달러(약 21조3,7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20.6% 하락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 중국의 무역흑자는 990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1.8% 감소했다. 중국의 무역흑자 감소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수입은 늘어난 반면 위안화 절상 및 미국발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대외경제연구소 장옌성(張燕生) 소장은 "올해의 수출하락은 세계경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세계경제의 불경기와 통화팽창으로 중국의 수출증가가 큰 어려움이 있다"면서 "중앙정부와 기업차원의 대외무역 환경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시장와 부동산시장의 경기 급랭이 '더블 자산버블 붕괴'에 따른 중국경제 경착륙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0월 대비 50%가량 하락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1,200포인트까지 추가하락을 점치는 전망이 나오는 등 극단적인 비관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거품붕괴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부동산컨설턴트사인 DTZ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이징과 상하이ㆍ선전ㆍ광저우 등 중국 10대 도시의 부동산거래가 41% 줄었고, 선전의 경우 거래량 위축이 56%에 이른 가운데 가격수준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1% 폭락했다. 중국경제 전반에 냉기류가 감돌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금리 정책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판젠핑(范劍平) 경제예측부 주임은 "향후 중국의 거시경제 정책방향은 '수요억제'에서 '수용안정' 단계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면서 베이징 올림픽 이후 경착륙 위험이 나타나기 앞서 통화 완화 조치를 주문했다. 이에 비해 웨이자닝(魏加寧) 국무원발전연구센터 거시경제부 부부장은 "장기적인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되는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도 거의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마이너스 금리가 자금 가격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에 조속히 금리를 인상해 실질 금리가 플러스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경기연착륙 유도'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최근 장쑤(江蘇)성과 상하이(上海)를 찾아 "중국경제가 부침 없이 안정적이고도 비교적 빠른 성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와 천더밍(陳德銘) 상무부 부장도 각각 산둥(山東)성과 저장(浙江)성 등지를 찾아 현지기업들을 독려했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중소 수출업체들의 대규모 도산을 막기 위해 수출 업체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 정책을 대폭적으로 조정하고, 증시 부양을 위해 보험사의 주식 직접투자를 가능케 하는 등 경기 활성화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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