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과 연비가 뛰어난 중국산 스포츠유틸리티(SUV)가 내년에는 미국 도로를 힘차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신형 SUV를 출품한 중국 창펑차의 리지엔씨 시장은 14일(현지시간) 코보센터에서 전세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장담했다. 일본 미쓰비시와 제휴를 맺은 SUV업체인 창펑차는 이날 이탈리아의 피닌파리나사가 디자인한‘리바오 CS6’과 ‘리바오 CS7’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창펑모터 단 1개 회사만 참가했던 중국 자동차 업계는 올해 3개 완성차 업체와 1개 디자인 회사가 출품해 북미시장을 겨냥한 남다른 공략의지를 실감케 했다. 중국측 관계자들은 “중국 내수시장 보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며 속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창펑차, 길리차, BYD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보도발표회를 열고 북미시장에 브랜드를 알리는데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길리차는 스포츠 쿠페 ‘길리쿠페’, 중형세단 ‘FC’등 다양한 차량을 선보였다. 리슈푸 길리 사장은 “길리의 자동차에는 급정거 시 전복을 방지하고 제동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최첨단 기술 BMBS가 장착돼 안전성이 뛰어나다”며 “2~3년 후 미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길리차는 중국 4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장과 기술개발센터를 통해 향후 2~3년 내에 15개의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YD는 중형 세단 ‘F시리즈’를 전시했다. 최신 모델인 ‘F8’의 경우 시속 100km 도달까지 14가 걸리고, 최고속도는 180km로 세계 수준과는 거리가 멀지만 디자인은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이 회사는 휴대전화 및 하이브리드카 배터리를 제조하는 회사로 지난 2003년 자동차공장을 인수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뛰어들었다. 자동차 디자인 회사인 베이징 리시광밍차의 경우 깜찍한 디자인의 컨셉카를 선보이고 양산체제 구축을 앞두고 해외 투자자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은 신차 설명회에서 어설픈 진행으로 관람객의 빈축을 사는가 하면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제대로 심어주지 못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입의 투터운 벽을 실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카 앤 드라이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의 품질력은 북미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들에 비해 몇 세대 가량 뒤쳐져있다”며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출시된다면 값싼 차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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