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앞두고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내비치며 다시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14일 밤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15일에는 “언제든지 핵뇌성으로 대답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고 핵실험 가능성도 나타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건설을 거의 마무리하는 등 군사적 도발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 내용과 관련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중대한 도발이자 군사적 위협”이라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행위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적 우주개발’을 위한 인공위성이든 장거리 미사일이든 탄도미사일 기술이 사용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외교부는 “한미 양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관련한 모든 상황에 대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고 현재까지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유엔 안보리 차원의 신속하고 효과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안보리 이사국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긴밀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북한이 이러한 군사적 도발을 실행에 옮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공개한 내용을 전체적으로 판단하면 북한의 입장이 확정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실행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담화를 통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예고했던 예전 사례와는 달리 우주개발국 국장과 기자의 문답 형식으로 내용을 공개했고 시점도 특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이 당국자는 오는 10월 20~26일 예정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성사 및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8·25 합의 위반으로 판단할 지 여부에 대해서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4년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아직 이렇다 할 치적이 없는 상황이라 그 동안 공언해온 군사적 도발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시점(2012년 12월)을 감안하면 기술 개발을 위해 다시 발사시험을 단행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나서면 유엔의 제재가 확실시되는 만큼 이를 명분으로 4차 핵실험에 나서는 상황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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